경기도 구리시는 안승남 구리시장 등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연수단이 가난하지만 국민이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Bhutan)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안승남 시장 등은 지난 28일 현지시간 오후 2시 로테이 체링(Lotay Tshering)국무총리를 예방하고 부탄의 GNH(국민총행복) 등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왕직속의 부탄 국민총행복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로테이 체링 국무총리는 지난해 11월 취임 하고, 주말이면 자상한 의사로 변신 환자를 돌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의료 서비스에 더욱 신경 쓰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47개 하원 의석 가운데 30석을 차지, 총리가 됐다.
체링 총리는 이날 안승남 시장과 지자체장 연수단과의 대화에서 “나는 죽을 때까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정부에서는 GNH의 핵심 과제인 교육과 의료 정책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며 “최근 교사 급여를 인근 국가와 비교해서 최고 수준으로 조정한 것은 부탄의 미래를 발전시킬 세계적인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소득이 많으면 더 낼 수 있도록 세금체계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안승남 시장은 “현재 부탄은 교육과 의료분야에서 전액 무상으로 제공해 국민이 행복한 나라의 기틀을 다졌다. 더 나은 국민행복 정책차원에서 또 다른 분야에서의 무상제도를 추진할 계획이 있는지”를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총리는 “교육과 보건은 국민의 삶에 있어 가장 기본이며, 따라서 다른 계획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참고할 것은 부탄에서는 왕이나 일반 국민이나 동등하게 병원을 이용하고 의료혜택을 받는 차별 없는 사회이며, 이것이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에 기반한 GNH의 정신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승남 시장과 연수단은 부탄 교육부를 찾아 카마 티숴링(Karma Tshering)교육부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GNH교육과 연관된 녹색학교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안승남 시장은 혁신도시이며 평생학습도시인 구리시를 언급하고 “부탄에서는 오지에 있는 학생들의 교육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장애인과 노인들에 대한 부탄 정부의 정책은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이에 대해 티숴링 장관은 “부탄도 구리시처럼 일찍이 평생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이미 80년 전부터 시작된 교육프로그램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어 유네스코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지의 학생들은 솔직히 지역의 사정에 따라 관리 자체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언젠가 이 문제도 잘 풀릴 것”이라며 “장애인들의 경우 1970년대부터 시각장애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시작했다. 현재 장애아들을 위한 센트스쿨 18개를 28개로 늘리려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학교가 이들을 포용하고 담당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고 있으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현 정부에서 중요하고도 담대한 결정을 했다.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길 조성’을 확충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승남 시장은 “가난하지만 국민이 행복한 나라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총괄 수행하고 있는 국무총리와 교육부장관을 잇달아 면담하면서 부탄의 모든 관점은 결국 개인으로부터 시작해서 공동체로 모이는 국민의 행복이었다”며 “이를 실행하기 위한 부탄 정부의 노력을 가까이서 직접 체험하게 돼 시장으로서도 행복했고,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귀국하면 부탄방문을 통해 얻은 귀중한 정보들을 지속 발전 가능한 ‘구리, 시민행복 특별시’구현에 접목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들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리=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