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박인숙 의원 “조국 딸 논문, 황우석 사태보다 더 심각”

입력 2019-08-29 12:51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 논문’ 논란과 관련해 “황우석 사태보다 더욱 심각한 국제적 망신이자, 대한민국 의학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이 제1저자로 등재된 의료 논문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사이자 의학 연구자 출신인 박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말하면서 조 후보자 딸이 고교 시절 제1 저자로 참여한 논문에 대한 9가지 문제점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먼저 “논문의 연구 대상인 신생아들의 혈액 채취는 2002∼2004년에 이뤄졌다고 하는데 1991년생인 조 후보자의 딸은 당시 나이가 불과 11살이었으므로 연구에 관여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 딸은 연구 기획과 실험, 데이터 분석이 모두 끝난 후 (인턴으로) 합류한 것인데 논문 제1저자가 됐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딸은 2008년 12월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으로 이듬해 3월 대한병리학회에 등재됐다.

이에 박 의원은 “해당 연구는 고교생이 2주간 참여해서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2주짜리 인턴은 차라리 ‘견학’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더구나 의학전문대학원 평균 학점이 1.13인 학생이 과거에 이런 엄청난 일을 했다고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또 “연구 윤리 등을 심사하는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사가 없었는데도 ‘IRB를 통과했다’고 하고, 박사학위가 없는 제1저자를 ‘박사’로 둔갑시키더니 소속도 ‘대학연구소’로 기재해 고등학생 신분을 감췄다”며 “논문 자체가 허위사실 투성이”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논문은 연구 대상인 신생아들의 부모로부터 동의서를 제대로 받았는지도 의심스럽다”며 “이 부분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이 논문은 당장 대한병리학회지에서 게재 철회돼야 한다”며 “이 논문을 배경으로 고려대에 입학했고 다시 그 경력을 통해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했다면 조 후보자 딸의 대학·대학원 입학은 취소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