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일부 비판 여론에 입을 열었다.
유 이사장은 29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과거 자신이 치렀던 청문회 경험을 회상하며 조 후보자 논란에 대한 입장을 털어놨다. 그는 “오늘 나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나온 게 아니고 전직 장관의 정체성을 가지고 나왔다”며 “‘유시민이 입 닫고 있는 것을 보니 조국은 끝났다’는 보도가 많아서 나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후 첫번째 청문회 대상이었다”며 “생중계로 이틀하고 청문보고서 채택도 안 됐다. 그런데도 장관 임명받은 첫번째 케이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청문회 직전 한 여론조사에서 임명 반대 65%, 찬성 26%였다”며 “조 후보자에게 감정이입이 잘 된다. 조국이여, 너무 슬퍼하지 말라. 그대보다 더 심했던 사람이 여기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장관 임명을 앞두고 있는데 시끄러우니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부적합하다는 답변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이대로 임명하면 정권은 끝장날 줄 알라’는 반응이 많았다. (지금이 그때의) 데자뷔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장관직 수행을) 잘했다고 주장하진 않겠지만 최소한 잘못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가해지는 공세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인간이 가진 모든 부정적 감정과 트라우마 등이 다 표출되고 있다”며 “얼마나 확증된 사실에 의거해서 조 후보자에 대한 판단을 형성하느냐를 보면 무섭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을 무너뜨리려는 욕망이 언론을 지배하고 있다”며 “심각한 위법행위나 직접 책임질 도덕적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사퇴할 것이라고 보는데, 지금까지는 하나도 드러난 게 없다”고 했다.
그는 동문인 서울대 학생들이 주도한 촛불집회에 대한 평가도 했다.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 등은 지난 23일 제1차 촛불집회에 이어 28일 오후 8시쯤 서울대 관악캠퍼스 아크로 광장에서 제2차 촛불집회인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유 이사장은 “뒤에서 자유한국당 패거리들의 손길이 어른어른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현 정권이 권력으로 조 후보자에 대한 문제제기를 틀어막고 있지도 않고, 여론은 압도적으로 조 후보자에게 부정적이고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마당에 대학생들이 집회까지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회는 사실상 물 반 고기 반이었을 것”이라며 “실제 서울대생들이 집회에 더 많은지, 서울대생 집회를 구경하러 온 한국당 사람들이 더 많은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시위에 마스크를 끼고 등장한 참가자들을 언급하며 “과거에는 우리가 진실을 말해야 하고, 비판하면 불이익이 우려될 때 마스크를 끼고 시위했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 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집회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현재 운영되는 인사청문회 방식에 대해서는 “국민주권으로 탄생한 대통령이 국무위원 장관을 지명해 행정부처를 맡기는 것이 대통령의 인사권이며, 이는 국회가 침해할 수 없다”며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청문회에서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일 뿐 임명장을 주고 말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후보자의 약점을 들춰내 정부를 비판하는 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일종의 전쟁터가 돼 살벌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