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대형마트에 비치돼있던 포장용 빈 종이상자와 테이프, 끈이 모두 사라진다.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조치다.
환경부는 29일 오후 서울 마포의 서울가든호텔에서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4개사 및 소비자공익네트워크와 함께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진행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형마트 4개사는 2~3개월의 홍보 기간을 거쳐 자율포장대에 비치돼있던 종이상자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장 테이프 및 끈을 치울 방침이다. 고객이 원하면 종량제 봉투나 종이상자를 구입할 수 있게 하고, 장바구니를 대여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은 제주 지역의 성공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하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2016년 대형마트 4곳과 제주의 중형마트 6곳이 제주특별자치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종이박스 등을 모두 치운 뒤 제주 대형마트에서 소비자의 장바구니 사용이 자리를 잡은 선례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도 협약 추진의 배경이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3개사를 기준으로 연간 658t, 서울월드컵경기장(9126㎡) 857개 분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다.
한편 환경부가 지난해 4월 5개 대형마트와 맺은 ‘1회용 비닐쇼핑백·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을 이행한 결과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5개 대형마트의 속 비닐 사용량이 협약 체결 전 1년 동안 176만7164t에서 체결 후 1년 동안 109만7696t으로 37.9%나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속 비닐 비치 장소와 크기를 축소하는 등 사용량 줄이기에 업계가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생각과 행동을 조금만 바꾸면 불필요한 폐기물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며 “업계 노력과 정부 지원뿐 아니라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