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국방예산이 2019년에 비해 7.4% 증가한 50조1527억원으로 편성됐다. 국방예산이 2017년 40조3347억원에서 2년 반 만에 약 10조원 증가한 것이다. 50조원 넘는 국방 예산이 잡힌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29일 “최근의 불확실한 안보환경을 감안해 우리 군이 전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방력 강화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위력개선비 비중 33.3%…2006년 이후 최고
이번 국방예산 중 군사력 건설에 투입되는 방위력개선비가 대폭 증액됐다. 방위력개선비는 2019년에 비해 8.6% 증가한 16조6915억원으로 편성됐다. 방위력개선비 비중은 33.3%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이번 국방예산을 포함한 방위력개선비 평균 증가율은 11.0%다. 국방부는 “방위력개선비 평균 증가율은 지난 정부 2009~2017년 평균 증가율 5.3%의 약 2배”라고 설명했다.
방위력개선비에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 확보에 6조2149억원이 잡혔다.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A와 군 정찰위성 도입,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개발, 패트리엇 성능 개량 등을 위한 것이다.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 건조에 필요한 기술 개발 등에는 271억원이 반영됐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보강을 위해 1조9470억원이 편성됐다. 우주 기상 예·경보 체계 구축과 사이버테러 위협 등에 대응하는 명목으로는 4067억원이 편성됐다. 유·무인 복합체계 등 첨단무기 개발에는 7239억원이 편성됐다.
국방 연구·개발(R&D) 예산은 2019년 대비 6699억원(20.7%) 증가한 3조8983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방위산업을 수출형 산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방산육성 지원예산’은 2019년 465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증가됐다. 국방부는 “국외 구매보다는 국내 연구개발 위주로 전환하고 국내 방위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력 운용에 쓰이는 전력운영비는 2019년 대비 6.8% 증가한 33조4612억원으로 편성됐다. 첨단전력의 후속군수지원, 교육훈련 강화, 장병복지 개선 등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F-35A 전투기 운영·유지에 994억원을, 모의사격 훈련장비(MILES) 보급에 313억원 등이 편성됐다. 신형 방탄복과 조준경, 헤드셋 등 보병 개인전투체계(일명 워리어플랫폼) 사업에 1148억원이 들어간다. 드론을 활용한 전투실험과 드론을 운용하는 인력 교육 등에 244억원이 편성됐다.
병장 월급, 54만900원으로 인상
병사 봉급은 내년에 병장 기준 40만5700원에서 54만900원으로 인상된다. 상병은 36만6200원에서 48만8200원으로, 일병은 33만1300원에서 44만1700원으로, 이병은 30만6100원에서 40만8100원으로 오른다. 국방부는 2022년까지 병장 월급을 67만6000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장병들 1인당 급식 단가는 8012원에서 8493원으로 6% 인상된다. 군 관계자는 “장병 선호가 식단에 반영되고 질 높은 급식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단의무시설 개선에 54억원, 수도병원 현대화에 99억원, 2020년 건립되는 국군외상센터 시범운영에 67억원 등이 편성됐다.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에는 164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군 복무로 인한 학업이나 경력 단절에 대한 대책으로 대학원격강좌, 어학·자격증 취득 등 ‘장병 자기개발활동’ 비용도 지원된다. 1명당 연 10만원 범위 내에서 자기개발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자기개발활동 비용은 장병 자신이 비용 20%를 내는 것을 전제로 지원되는 것”이라며 “8만명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초급간부 숙소 3764개를 만들기 위해 1242억원이 투입된다. 여군 전용 화장실과 편의시설 961개를 설치하는 예산으로는 49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노후한 경유차 2379대를 교체하는 데 1885억원, 친환경차 359대를 도입하는 데 114억원이 편성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