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L] 황규석 “부모님, 마지막까지 웃게 해드릴게요”

입력 2019-08-29 00:20 수정 2019-08-29 01:44

8년만의 8강이다. 기다려준 부모님에 대한 감사 인사가 가슴 뭉클하다.

황규석(KeeN)은 28일 서울 강남구 아프리카TV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2019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리그(GSL)’ 코드S 시즌3 16강 A조 최종전에서 정명훈(FanTaSy)을 2대 1로 이겼다.

긴 승부 후 진행된 매체 인터뷰에서 황규석은 “(8년 동안) 너무너무 긴 시간이었다. 막상 올라가니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그간의 도전에 대해 “A급 선수는 이길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S급 선수는 넘지 못했다. 항상 판짜기를 잘 못했다. S급 선수와 실력을 나누더라도 판짜기에서 결국 밀렸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설렘’ 때문이라고 했다. 황규석은 “지난해까지 하고 그만하려고 했는데, 멸망전을 통해 계기를 얻었다. 그 전에는 잘 안될 때 경기장에 오기 전 두려움이 많았다. 올해부터 경기장에 올 때 설레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이번 년도에 게임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황규석은 아직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박령우 선수와의 1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게 스스로 화가 많이 났다. 패자전에서 로페즈 선수에게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1세트에서 지면서 많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또한 “정명훈 선수와의 최종전에서는 사실상 체력 싸움이었다. 집중력 싸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이날 유달리 장기전이 된 것에 대해선 “A조에 속한 네 선수가 모두 장기전을 많이 하는 선수다. 한 조에 모이다 보니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 같다”면서 “서로 알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밥도 타이트하게 먹고 왔다”면서 웃었다.

특히 테란-저그전이 장기화된 이유에 대해 “유렁 EMP가 버프가 되면서 범위가 넓어졌다. 저그 선수들이 감염충 컨트롤에서 개념을 다시 쌓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은 테란이 웃을 수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랫동안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경기를 부모님이 항상 챙겨보신다. 매번 떨어지면 저보다 많이 힘들어하셨다. 이번 시즌에 다시 8강에 올라온 만큼 가족이 계속 웃을 수 있게 결승, 그리고 우승까지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