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챔피언, 마지막 각오 말할 힘도 없었다

입력 2019-08-28 22:32

챔피언이 지쳤다.

‘디펜딩 챔피언’ 박령우는 28일 서울 강남구 아프리카TV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명훈(FanTaSy)과의 ‘2019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리그(GSL)’ 코드S 시즌3 16강 A조 승자전에서 2대 0으로 이기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경기 후 매체 인터뷰에서 박령우는 “잠을 못 자서 피곤한 상태였는데 선수들이 장기전을 준비해 왔다.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그는 “황규석 선수와 1세트에서 졌다. 그때 ‘멘붕’이 왔다. 어떻게 조합을 짜야 할지 고민이 시작됐다. 명훈이 형과 경기에서 분석을 하면서 해법을 찾았다. 그리고 실제로 썼는데 맞는 답을 찾았다. 대회에서 개념이 박힌 느낌이다”고 복기했다.

박령우는 “앞으로도 이런 메타로 계속 흘러갈 것 같다. 저야 계속 이길거야 상관없지만, 보시는 분은 긴 경기를 봐야 해서 지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밸런스 패치는 제가 할 게 아니니깐”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마지막 판은 그냥 나갈까 했는데, 버텨보자 하면서 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마지막에 승기를 잡고도 버틴 상황에 대해 “마지막에는 화가 나서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버텼다”고 밝혔다.

3시즌 연속 8강 진출을 달성한 그는 “이번 시즌도 당연히 우승이 목표”라면서 “아마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느낌이 온다”고 했다. 다만 “테란을 만나면 5~6시간 한다는 각오로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 저그 입장에서 끝낼 방법이 없다. 러시를 잘못 가면 한 번에 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박령우는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할 말이 생각이 안난다”면서 마지막 각오의 말을 생략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