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추적 60분’(KBS1)이 36년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오는 30일 1326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프로그램 종영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KBS가 지난달 시작한 비상경영계획에 따른 것이다.
1983년 2월 27일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 영화가’ 편으로 첫발을 뗀 추적 60분은 국내 최초 탐사 전문 프로그램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민감하고 굵직한 사회 이슈들을 점검해왔다. 30일 전파를 타는 마지막 회에서는 프로그램이 지난 36년간 밟아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향후 탐사보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어두운 사회 이면을 파고들어 정부의 정책 변화 움직임을 끌어낸 과거 방송분을 살펴본다. ‘긴급점검, 기도원’(1983),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2005), ‘과자의 공포’(2006) 시리즈 등 전파를 탈 때마다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회차들이다.
추적 60분에 손을 건넸던 제보자들 가운데 세 명을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가진다.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2007년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 반올림 대표, 2009년 살인 누명을 쓰고 온두라스 감옥에 수감된 한지수씨, 2013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가 출연해 본인들의 삶과 추적 60분을 돌이켜본다.
프로그램 책임프로듀서이자 진행을 맡고 있는 최지원 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동안 세상의 불의에 분노하고, 힘없는 사람을 보며 울었다”며 “추적 60분이 있어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