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편안, 정개특위 전체회의 회부…나경원 “선거법 날치기 폭거”

입력 2019-08-28 18:10 수정 2019-08-28 18:15
선거제 개편안이 2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회부됐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29일 열리는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개편안 의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선거법 날치기 폭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8일 속개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안건조정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종민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개특위 안건조정위는 이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심상정 정의당 의원 대표 발의)을 조정안으로 의결했다. 안건조정위는 전날 선거제 개편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 4건에 대한 각당 이견을 조정하자는 한국당의 요구로 구성됐으며, 이날 2차 회의가 열렸다.

최장 90일까지 활동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안건조정위원장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성 이틀 만에 바로 표결 처리를 결정했다. 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이철희·최인호 의원,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 등 4명의 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한국당 장제원·김재원 의원은 표결 처리에 항의하며 기권했다.

김종민 의원은 의결 후 기자들을 만나 “한국당은 회의를 지연하는 데만 관심이 있고 실질적인 대안을 만들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더이상 한국당에 시간을 주게 되면 정개특위의 임무에 배치된다고 판단해 의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당은 조정안을 (따로) 만들어서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국회법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억지”라고 말했다.

이에 장제원 의원은 “4개 법안 중 어떤 것을 조정안으로 만들지, 4개를 조합해서 조정할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며 “그런데 일방적으로 표결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날치기에 날치기를 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개특위 홍영표 위원장은 29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정개특위 활동이 오는 31일 끝나는 만큼 이날 법안 의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제 개편안 논의 과정을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선거법 날치기 카드까지 들고 나온 민주당의 의회민주주의 폭거에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장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도 날치기로, 정개특위 1소위원회도 날치기로 하더니 안건조정위 제도마저 날치기로 무력화했다”며 “국회법에 따르면 분명히 90일간 안건조정위가 활동하도록 명시돼 있는데, 오늘 의결은 한마디로 절차를 무시한 불법 운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국 정국’ 전환을 위해 여당이 그동안 써왔던 카드를 보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부터 시작해 드디어 선거법 날치기까지 들고 나온 것”이라며 “정치 공작이자 의회민주주의 무력화”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29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만약 선거법이 날치기로 통과된다면 우리 당은 의원님들과 함께 강력히 저항할 것이고, 그 저항의 끝은 민주당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