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설 때 ‘핑’…심장 큰 혈관 탄력 떨어져 생긴다?

입력 2019-08-28 17:17 수정 2019-08-28 17:21

앉았다 일어설 때 ‘핑’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기립성저혈압이 대동맥의 경직도와 연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동맥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온 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대순환의 본 줄기를 이루는 동맥이다. 경직도는 나이가 들고 혈관이 손상되며 발생하는 대동맥의 탄력 손실 정도를 말한다.

특히 대동맥의 맥압(최대·최소 혈압 차이)이 76.5㎜Hg를 넘으면 기립성저혈압 발생 위험은 3배 가까이 높아졌다.

기립성 저혈압은 심하면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노인들이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김명아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순환기내과 정재훈 교수 연구팀은 대동맥으로부터 뻗어나가는 관상동맥의 협착(좁아짐) 여부를 촬영하는 조영술을 받은 평균 연령 64.3세 환자 200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대동맥 경직도와 기립성저혈압 발생 간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환자 대동맥의 최대 혈압과 최소 혈압의 차이인 맥압( pulse pressure)을 이용해 대동맥 경직도를 판단했다. 일어선 후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Hg 이상 떨어지는 소견을 보인 환자의 경우 기립성저혈압 환자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전체 200명의 환자 가운데 78%(156명)에게서 폐쇄성 관상동맥질환이 발견됐으며 29%(58명)는 기립성저혈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립성저혈압을 가진 환자의 72.4%가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또 41.4%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정상보다 낮거나 높은 상태인 ‘이상지질혈증’ 소견을 보였다.

또 기립성저혈압을 가진 환자의 대동맥의 맥압 수치는 평균 78.4㎜Hg로, 기립성 저혈압이 없는 그룹의 평균 맥압 수치(68.3㎜Hg)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대동맥의 맥압이 76.5㎜Hg 이상으로 높은 대동맥 경직도를 가진 환자의 경우, 정상인과 비교해 기립성저혈압 발생 위험이 3배 가까이 높았다. 증가된 대동맥 경직도가 기립성저혈압 발생에 독립적으로 유의한 연관을 가진다는 얘기다.

김학령 교수는 28일 “향후 기립성저혈압의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이번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명아 교수는 “기립성저혈압은 심한 경우 실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특히 노년층의 경우 평소 올바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을 통해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기립성저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고혈압 저널( Journal of Hypertension) 7월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