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이 31일 중국 우한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이번 월드컵엔 역대 최다인 32개국이 참가해 다음달 15일까지 최강자를 가린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25년만의 1승에 도전한다. 3연패에 도전하는 ‘역대 최약체’ 미국은 세르비아·리투아니아 등의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B조에 편성된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랭킹 32위)은 31일 아르헨티나(5위)와 첫 경기를 치른다. 다음달 2일엔 러시아(10위), 4일엔 나이지리아(33위)를 상대한다. 현실적인 목표는 1승이다. 한국은 지난 25년간 승리가 없었다. 1994년 캐나다 대회에서 이집트에 76대 69 승리한 게 마지막이다. 1998년 그리스 대회와 오랜만에 본선에 진출한 2014년 스페인 대회에선 5전 전패를 당했다.
이번에 맞붙게 될 상대들도 만만찮다. 아르헨티나는 ‘농구 영웅’ 마누 지노빌리가 은퇴했지만 미국 프로농구(NBA)를 경험한 루이스 스콜라(상하이)와 니콜라스 브루시노(사라고사)가 건재하다. 아르헨티나는 이들을 앞세워 10일까지 페루에서 열린 팬아메리칸 게임에서 미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러시아는 전 NBA리거 알렉세이 쉐베드(힘키)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 무게감이 줄었다는 평가지만 명단에 포함된 선수 중 9명이 2m를 넘는 고공 농구의 힘은 여전하다.
나이지리아는 한국보다 랭킹이 낮아 1승 상대로 꼽힌다. 하지만 조시 오코기(미네소타)와 알 파루크 아미누(올랜도) 등 현역 NBA 선수를 보유해 안심할 순 없다. 오코기는 지난 시즌 NBA에서 평균 7.7점 2.9리바운드를 올렸고 아미누도 NBA 통산 670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참가한 PEAK 인비테이셔널 국제 농구대회에서도 나이지리아는 폴란드(25위)와 몬테네그로(28위)를 잡아내고 우승하는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한국은 4개국 친선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승리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리투아니아(6위)에 29점차, 체코(24위)에 8점차로 패했지만 27일 열린 앙골라(39위)와의 경기에선 91대 76으로 승리하며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세 경기 평균 23.7점 12.3리바운드를 기록한 라건아와 공수에서 분전한 이승현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상식 감독도 앙골라와의 경기 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더 연구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미국(1위)은 사상 최초 월드컵 3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두 번의 월드컵에서 전승우승을 차지한 미국은 이번 대회에선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는 팀 스쿼드가 걸림돌이다. 2018-2019시즌 NBA 올스타전에 나선 선수가 켐바 워커(보스턴), 크리스 미들턴(밀워키) 두 명 밖에 없을 정도로 독보적 전력이 아니란 평가다.
세르비아(4위)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직전 월드컵에서 미국에 패해 준우승에 머문 세르비아는 지난 시즌 NBA에서 평균 20.1득점 10.8리바운드를 기록한 최고의 센터 니콜라 요키치(덴버)와 보그단 보그다노비치(새크라멘토) 등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 월드컵 4위 리투아니아도 ‘트윈 타워’ 요나스 발렌슈나스(멤피스·213cm)와 도만타스 사보니스(인디애나·211cm)의 활약이 기대되는 강팀이다. 2018-2019시즌 NBA 최우수선수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가 이끄는 그리스(8위)의 행보도 관전 포인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