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때 앤드루 왕자와 강제 성관계” 英왕실 번진 엡스타인 성범죄

입력 2019-08-28 16:32 수정 2019-08-28 16:36
영국 앤드루 왕자.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에 연루돼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엡스타인을 고소한 피해자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35)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17살 때 앤드루 왕자와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 그 역시 자신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앤드루 왕자는 나를 성노예로 다뤘으며 이로 인해 내 희망은 무너지고 꿈은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주프레를 포함한 원고 15명은 법정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앞서 주프레는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앤드루 왕자의 성범죄를 폭로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2015년 “주프레가 제기한 혐의는 실체가 없으며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앤드루 왕자를 엡스타인 재판에서 제외시켰다.

현재 앤드루 왕자 측은 엡스타인과의 연루설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공식 성명을 통해 “1999년 지인을 통해 엡스타인을 알게 된 후 해마다 한두 차례 만나던 사이에 불과하다”면서 “엡스타인이 유죄판결을 받은 행동을 목격한 적이 없고 이와 관련한 의심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영국 선데이타임즈가 “앤드루 왕자가 1999년 2월 엡스타인의 전용기에서 미스 러시아인 안나 말로바와 동승했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앤드루 왕자가 엡스타인의 맨해튼 아파트에서 젊은 여성의 신체를 더듬고 젊은 러시아 여성으로부터 발 마사지를 받았다는 폭로도 나왔다.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체포된 엡스타인은 지난 10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징역 45년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 당국은 엡스타인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에도 성매매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