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스포츠호치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인 피해 여성 A씨(19)는 이날 아침에 방송된 TV아사히 ‘하토리 신이치 모닝쇼’와의 인터뷰에서 “폭행으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과 한국의 사이가 좋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한 명 때문에 이렇게 됐다. 한국 모두가 그런 사람은 아니다”라고도 호소했다.
프로그램 측은 한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씨를 찾아가 취재했다. A씨는 “죽는 줄 알았다. 내 몸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머리채를 잡혀 휘둘려 넘어졌다”고 사건 당시를 기억했다.
A씨는 폭행 충격으로 오른손에 큰 상처를 입었다. 현재 오른손에 감각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TV진행자는 ‘나는 한국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A씨의 말을 전하면서 “A씨는 분명 충격을 받았지만 이는 가해자 한 사람의 문제일 뿐이며 한국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한국은 이런 말을 했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6일 A씨를 폭행한 혐의로 B씨(33)를 입건했다. 경찰은 폭행 혐의 외에도 모욕 혐의가 있다고 보고 B씨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24일과 25일 A씨를 불러 피해자 조사를 했다. A씨는 B씨가 A씨 일행을 쫓아오며 추근거려 거부했더니 욕설을 퍼붓고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진술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B씨는 지난 23일 오전 5시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주변에서 지나가던 일본인 6명에게 말을 걸다 A씨를 폭행한 혐의다. B씨는 당시 여성들에게 일본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등 폭언을 쏟아내며 위협했다. 이 모습은 피해 여성 일행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트위터에 올리면서 파문이 일었다.
해당 영상을 올린 일본인은 “한국 남성이 치근대 무시했더니 욕을 하며 따라와 내가 동영상을 찍었다”며 “머리를 뜯기고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도 헌팅을 시도했다 거절한 한국인 남성에게 폭행당한 적이 있다”며 “그때는 일본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서 도와줬지만 한국에서는 행인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아무도 나서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영상은 조작된 것이고 일본인 여성을 폭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B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