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중 수교 70주년 10월 방중설…“뚜렷한 명분없다” 시각도

입력 2019-08-28 12:25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다시 중국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북·중 밀착을 과시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실마리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28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북·중 양국 지도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10월 중국 방문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방중 시기는 10월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 전후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규모 열병식이 열리는 10월 1일 신중국 창건 기념일은 통상 중국 내부 행사로 치러지기 때문에 이 때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은 낮다.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나오는 것은 일단 시 주석이 지난 6월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방북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자연스럽고, 현재 북·미 핵협상 뿐아니라 미·중 관계도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중국 카드’로, 중국은 북한을 지렛대로 대미 관계 전환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김 위원장의 방중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북한과 중국은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아 정치·경제·군사·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전방위로 확대하며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김익성 총국장이 이끄는 북한 외교단사업총국 친선대표단이 베이징을 방문했고, 앞서 노동신문 대표단도 중국을 찾았다. 또 오는 10월과 11월에는 베이징과 평양에서 처음으로 북·중 국제영화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김수길 북한 군 총정치국장을 포함한 북한 군사대표단은 지난 16일 베이징을 찾아 먀오화 중국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과 회담을 갖고 북·중 군사 협력 강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거의 모든 분야의 기관들이 총출동해 교류를 하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도 그런 연장선에서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움직일 때는 뚜렷한 계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10월 방중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북한은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고, 북·미간 3차 정상회담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북중 수교 70주년’ 외에 김 위원장이 방중할 명분이 약하다는 이유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네차례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만날때는 북·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사안이 있었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방중을 하는 것은 모종의 큰 결심을 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최근에는 별다른 여건 변화가 없어보인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직전까지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에 지금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