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이를 뽑고 임플란트 치료”…고양 덕양구서 150여명 피해

입력 2019-08-28 10:57
SBS '궁금한 이야기Y' 방송화면 캡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의 한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해당 치과 원장의 과잉진료로 멀쩡한 치아를 잃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치아를 신경치료 하거나 임플란트를 하기 위해 뽑아 치아를 잃었다는 것이다.

28일 고양시 덕양구보건소 등에 따르면 덕양구 원당동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김모(39·여) 원장에 대한 과잉진료 의혹 피해사례가 150여건이 접수됐다.

덕양구보건소가 전수조사를 한 결과 김 원장이 2014~2016년 일산동구 식사동에서 운영한 치과에서 41명, 2017년부터 최근까지 덕양구 원당동에서 운영한 치과에서는 113명 등 의 피해사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어금니 통증으로 해당 병원을 찾은 환자 A씨(64·여)는 아픈 어금니 외 어금니 2개를 더 발치하고 앞니 7개까지 신경치료를 하는 등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치아에 염증이 생겨 결국 9개 치아를 모두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이 과정에서 A씨는 1000여만원에 가까운 치료비를 지불하고 한 달 동안 체중이 10㎏이나 줄어드는 등 고통을 겪었다. 다른 치과를 찾은 A씨와 딸은 과잉진료라는 의견을 듣게됐고, A씨 모녀는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A씨 외에도 피해를 호소하는 B씨(42)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원장의 말을 믿고 6일 동안 치아 5개를 발치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멀쩡한 치아였다는 소견을 받았다. C씨는 11개월 동안 2000만원을 들여 임플란트 등의 치료를 받아 치아를 모두 잃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알리는 TV프로그램도 최근 방송됐고, 해당 치과에서 피해를 겪었다는 피해자들 모임이 SNS를 통해 만들어져 덕양구보건소는 피해신고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피해접수가 잇따라 대한치과의사협회 소속 의사들을 중심으로 자문단을 꾸려 진술서나 진료기록부 등을 검토했고 이 결과를 토대로 협회의 윤리위원회를 거쳐 김 원장에 대한 처벌이 결정될 전망”이라며 “이와는 별개로 민사소송을 준비하거나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환자에 맞는 진료를 했을 뿐, 과잉진료는 일방적인 주장이고 동의할 수 없다”고 과잉진료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도 피해사례를 토대로 업무상과실치상 및 사기 등의 혐의를 적용해 김 원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