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주변 작은 산 얕보지 말라…8~9월 말벌 산란기 벌쏘임 주의

입력 2019-08-28 06:00
동네 주변 작은 산에서 발생한 사고가 전체 산악사고의 37.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으로는 실족추락사가 가장 많았고, 특히 8~9월은 말벌의 산란기로 먹이 활동이 활발해 벌 쏘임에 주의해야 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산악사고 사례 및 최근 3년간 북한산 등 서울시내 주요 산에서 발생한 산악사고 대응활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6년 1598건, 2017년 1445건, 2018년 1332건, 올해 7월말까지 698건으로 소폭 감소추세를 보였다고 28일 밝혔다.

산악사고 구조인원은 2016년 1114명, 2017년 973명, 2018년 960명, 올해 7월 말까지 458명이다. 지난해 월별 구조인원은 9월이 1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장소별로는 북한산이 1045건으로 가장 많았고 관악산 641건, 도봉산 553건 수락산 163건, 청계산 80건, 불암산 79건, 아차산78건, 용마산 47건, 인왕산 30건, 우면산 19건 순이었다. 전체 산악사고 출동 4375건 중에서 북한산 등 주요 10개산을 제외한 기타 동네 주변 작은 산에서 발생한 사고가 1640건(37.5%)를 차지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집주변 작은 산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산행을 할 때에는 반드시 등산화를 신고 휴대전화, 응급처치용 밴드 등을 담은 배낭을 메고 산행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산악사고 유형별로는 실족추락이 1291건으로 가장 많았고 조난사고 630건, 개인질환 344건, 자살기도 70건, 암벽등반 62건, 기타1978건(탈진, 탈수, 중독, 벌쏘임 등) 등의 순이었다.

구체적인 산악사고 유형은 산행 중 심정지, 탈진, 암벽 등반 중 실족 추락,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산행하다가 추락, 로프 등 안전장비 없이 등반하다가 추락, 벌에 쏘여 쇼크 상태 등이다.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산악사고 유형은 다양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산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열상(피부가 찢어짐)이나, 골절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응급처치용 밴드나 압박붕대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특히 산행 중 벌 쏘임 등 곤충에 의한 피해를 조심해야 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8월에서 9월이 말벌의 산란기로 먹이 활동이 활발한 시기라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아나필락시스 쇼크(중증 과민성 알레르기 반응) 증상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사람은 ‘자가 투여용 에피네프린’을 산행 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벌에 쏘였을 때 가슴이 답답하거나, 호흡곤란, 전신무기력증 등 아나필락시스 쇼크 증상이 오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벌 쏘임 후 이런 증상이 있으면 119에 신고한 후 편안한 곳에 눕히고 다리를 가슴보다 높이 올리도록 해주고,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는 찬물로 세척해야 한다.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출발 전 기상정보 확인하고 항상 정해진 등산로를 이용하며, 일몰 2~3시간 전에 하산해야 한다. 산 정상의 기온은 변화무쌍하므로 체온유지를 위한 방한복을 꼭 챙겨야 한다. 준비운동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고, 체력의 30% 정도는 항상 비축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등산은 소모열량(600~1,000kcal)이 많아 피로가 축적되거나 지치면 부상 및 추락의 위험이 생길 수 있으므로 비상식량을 통해 충분한 영양과 수분섭취를 해줘야 한다.

장비를 통한 체중분산으로 골절부상 및 추락사고 등을 방지하고, 배낭은 추락이나 미끄러졌을 때 몸을 보호해 준다. 신속한 119신고를 위해 산행 시 위치표지판을 수시로 확인하고, 사고가 났을 경우 현재위치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김선영 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은 “서울 근교의 산은 바위가 많은 특성 때문에 산행 중 실족 추락하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안전산행을 위해서는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암벽을 오를 경우에는 로프 등 안전장비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