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금액지수 8개월째↓…순상품교역조건지수 20개월째↓

입력 2019-08-27 16:39 수정 2019-08-27 18:17
뉴시스

반도체 가격 회복이 지연되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8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수출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개월째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27일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서 수출금액지수는 110.03(2015=100)으로 전년동월대비 1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수출금액지수는 기준연도 대비 수출된 총금액을 비교하는 지수다. 지난해 12월(-3.7%) 이후 8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수출금액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간 건 반도체 업황 부진의 영향이 컸다.

지난달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금액이 전년동월대비 22.8% 하락했고 그중 반도체 등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은 25.5% 내려갔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수출금액도 10.2% 빠졌다. 화학제품과 제1차 금속제품도 각 7.7%, 9.7% 떨어졌다. 다만 수출금액지수 하락폭은 전월 수준(-15.6%)보다는 축소됐다. 승용차를 중심으로 한 운송장비 수출금액이 전년동월대비 14.9% 오른 영향이 컸다.

수출물량지수는 0.7% 내려갔으나 전월(-7.3%)보다는 하락폭이 줄었다. 운송장비(15.9%)와 화학제품(5.4%) 등의 수출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반도체 등 집적회로의 수출물량도 26.8% 늘었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평판 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으로 전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품목은 4.3% 감소했다.

수입물량지수는 4.4% 올라 지난 4월(1.9%) 이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수입물량지수 상승을 견인한 건 가솔린 승용차 등 운송장비(13.5%),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11.6%), 섬유 및 가죽제품(15.4%) 품목 등이었다. 반면 기계 및 장비의 수입물량은 전년동월대비 12.8% 하락해 내림세를 지속했다. 설비투자 조정으로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 등이 감소한 탓이다.

수입금액지수는 지난 5월부터 석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원유 등 광산품(-11.8%)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2.8% 떨어졌다. 수입가격보다 수출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91.96)는 전년동월대비 2.8% 내려갔다. 지난 2017년 12월(-3.5%)부터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든 것으로 교역조건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수 기준으로는 지난 4월(92.15)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며 소폭 개선된 모습이었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과 순상품교역조건이 모두 하락한 탓에 전년동월대비 3.5% 떨어졌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