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측 백색국가와 지소미아 연계, 못 받아들여”

입력 2019-08-27 16:23 수정 2019-08-27 16:29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28일 예정대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절차 간소화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한다는 뜻을 27일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했을 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파기도 재검토할 수 있단 뜻을 나타낸 것에는 반발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오전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각의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백색국가 제외 시행을 하루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방침에 변경이 없단 생각을 재차 드러냈다. 세코 경산상은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시행을) 조용하게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주요 장관들이 자리한 가운데 각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지난 7일 공포돼 오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 기존 백색국가와 비백색국가로 구분하던 것을 A·B·C·D 그룹으로 나눴는데 새 분류법에 따르면 한국은 A그룹에서 B그룹으로 떨어진다. A그룹은 나머지 기존 백색국가들이다.

수출규제 조치 주무부서인 일본 경제산업성의 세코 경산상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각의 결정은 일본의 안보관리를 위한 것”이라며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문제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이날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이낙연 국무총리 발언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나섰다.

전일 이 총리는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하는 11월 23일까지 약 3개월간의 기간이 남아 있다”며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 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지난 23일 일본 정부 측에 지소미아 종료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요미우리 등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의) 결정과 (일본의) 수출관리 운용 재검토를 연계하고 있지만 양자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지역의 안보 환경을 완전히 잘못 본 대응으로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포함, 한국 측으로부터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움직임이 이어져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러 문제에 대해 계속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세코 경산상도 “양자를 관련 짓는 한국 측 주장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