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황 대표에게 보수통합 주도 기회를”, 황교안 “통합하면 승리”

입력 2019-08-27 16:07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 원희룡(왼쪽부터) 제주도지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박찬종 전 국회의원,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2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야권 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민단체 ‘플랫폼 자유와 공화’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 참석해 보수 정치권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원 지사는 2016년 탄핵 정국 때 옛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미래당에 입당했다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제주도지사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보수)통합은 리더십의 문제”라며 “이미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지점은 지나갔다. 지금은 누가 한 울타리로 민심을 모아 권력을 심판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누구는 안 된다는 선이 출발점에서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수통합 ‘구심점’과 관련해 “합치기는 모두 합치지만 주도하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 주도는 큰 집이 해야 하고, 지도부가 해야 한다”며 “황 대표에게 야권 통합을 주도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은 독식하거나, 혼내거나, 자기 식구를 챙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주도권을 가지면 몫과 결과에 대해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집은 보통 고집이 아니다. 외통수 고집불통의 오만이 결국 권력의 ‘끝판왕’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며 “내년 총선은 3년 된 촛불 민심이 기득권화된 가짜를 심판하는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지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태가 이걸 보여주지 않는가. 권력으로 기득권화됐기 때문에 국민의 삶의 현장에서 이탈돼 있고, 자신의 위선을 감추기 위해 정직이라는 가치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깃발도 정비해 시대에 맞는 깃발을 내세워야 할 것이며, 당 이름은 당연히 바꿔야 한다”며 “당의 얼굴들도 바꿔 (보수) 강세지역의 노와 수도권 경합지역, 양쪽의 노를 힘차게 저어야 국정 견제세력, 수권세력으로서 보수·중도 세력이 강력히 설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많은 결단을 바라며 (나도) 제주도민과 함께 있지만 지원하고 도움을 주겠다”며 발언을 마쳤다.

한국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보수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자기희생과 헌신이 없으면 안 된다. 네임밸류가 있고 할 만큼 하신 분들은 총대 메고 수도권 나와야 한다”며 “황 대표가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보수의 간판이다. 황 대표의 헌신과 희생이 보수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수도권 출마를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표는 “자유우파 정당들이 나뉘어 있는데 그 정당의 리더나 구성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어 통합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치를 잘 알지 못하지만, 국정을 운영하면서 본 바로는 우리가 나뉘었기 때문에 정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한국당에 들어올 때 첫 메시지가 통합이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과거에 우리가 (선거에서) 이겼을 때는 분열 문제가 극복됐을 때였다”며 “분열을 이기지 못했을 때 졌다. 그렇다면 답은 뻔하다. 통합만 하면, 이길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하나 되기 위해서는 내려놓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야권 통합은 자유, 공화, 민주의 헌법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모든 세력이 함께 해야 한다”며 “우리는 이런 뜻에 동의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 빠른 시일 안에 통합 추진체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