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싱글’이 기혼자보다 ‘부모보험’ 가입률 4배 높아

입력 2019-08-27 15:56 수정 2019-08-27 16:21

이른바 ‘3040 싱글’들이 부모를 위해 가입한 보험 가입률이 기혼자들에 비해 4배 정도 높았다. 홀로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이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가입한 부모 보험은 암보험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생명 인생금융연구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3040 싱글의 보험소비 특성 및 시사점’ 보고서를 27일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5월 10일까지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30∼49세 미혼 남녀 2665명을 대상으로 설문 및 심층 면접(FGI)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들이 최근 1년간 가입한 보험 건수 비중을 보면 미혼자는 본인을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이 91.1%를 차지했다. 이어 부모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이 7.8%였다. 기혼자의 경우, 본인(60.3%) 외에 배우자(22.4%), 자녀(15.2%), 부모(2.1%) 순으로 나타났다. ‘부모 보험’만 따졌을 경우, 미혼자의 보험가입률이 기혼자보다 4배 가까이 높았다.

또 미혼자들이 부모를 위해 가장 많이 든 보험은 암보험(19.3%)이었다. 종신보험(18.0%)과 실손보험(15.2%)이 뒤를 이었다. 간병보험의 비중(4.0%)도 기혼자(1.1%)에 비해 높았다. 미혼자들이 자신을 위해 가입한 보험은 암(19.1%), 실손(16.0%), 종신(12.8%) 순으로 나타났다. 기혼자도 암(16.4%), 실손(16.3%), 종신(11.7%) 순이었다. 어린이보험의 비중(9.6%)도 미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컸다. 미혼자들의 노후대비용 연금보험 가입 비중(11.7%)은 기혼자(9.2%)에 비해 높았다.

연구소는 미혼자들이 홀로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부담을 더 많이 인식한 결과, 이를 완화하기 위해 ‘부모 보험’에 관심이 큰 것으로 해석했다. 인생금융연구소 윤성은 연구원은 “우리나라에 앞서 고령화와 비혼화가 진행된 일본 사례를 보면, 미혼자들의 이러한 걱정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면서 “부모를 돌봐야 하거나 또는 이런 의식을 공유하는 3040세대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보험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메이지 야스다 생활복지연구소의 ‘인생 100세 시대의 생활 의식 실태 조사’(2018)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중년 싱글 10명 가운데 7명이 부모 개호(곁에서 돌봐 줌) 경험이 있었다. 또 이 가운데 40%는 부모 부양 문제로 이직·전직 경험이 있었다. 본인이 치매에 결릴 경우, 개호해 줄 가족이 없는 경우는 50%를 차지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