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수염·가발 쓰고 축구 보다…남장한 이란 여성들 체포

입력 2019-08-27 15:26
Minky Worden 트위터 캡처

이란에서 남장하고 경기를 관전한 여성 4명이 당국에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남장을 한 채 축구경기를 관전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호슈나바즈(27) 등 이란 여성 4명이 지난 13일 체포됐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들 4명은 현재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이란 당국은 “공공질서를 어지럽혔기 때문”이라고 체포 사유를 밝혔다.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여성의 축구 경기 관람을 불허해온 이란이 여성의 경기장 출입을 허용하지 않으면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축구협회는 오는 10월 10일 이란에서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 이란·카타르전에 여성의 관전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체포는 이런 공개 선언 이후 벌어진 것이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Minky Worden 트위터 캡처

체포된 호슈나바즈는 지난해 말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관전은 법으로 금지된 것이 아니며 경기장에서의 관전은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여성이 축구 등 스포츠 경기를 경기장에서 관전할 수 없게 됐다. 관련 법 규정은 없으나 치한과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이다.

하지만 2017년 말쯤부터 수염을 붙이는 등 남성으로 위장해 경기장에 입장해 관전하는 여성의 모습이 SNS에 잇따라 올라왔다. 이들은 이란 최대의 경기장 이름을 따 ‘아자디(자유) 여성들’로 불렸다.

김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