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경험한 혐오표현 중에는 ‘맘충’ ‘된장녀’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이 가장 많았다. 성인이 경험한 혐오표현 중에는 ‘홍어’ ‘경상도 수꼴’ 등 출신지역에 대한 혐오표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혐오표현은 성별, 장애, 출신지역, 종교, 인종 등을 이유로 한 차별과 멸시 등이 담긴 표현이다.
인권위가 지난 5월 진행한 ‘혐오표현 청소년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00명 중 68.3%가 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발표했다.
인권위는 ‘난민을 몰아내자, 너네 나라로 가라’ ‘김치녀, 된장녀’(여성), ‘한남’(남성), ‘정신병자, 웬지 다운증후군 느낌’ 등의 혐오표현 예시를 제시하고 이 표현들이 혐오표현이라는 것에 동의 정도를 물었는데 각 표현을 혐오표현으로 인식하는 청소년들은 절반 수준(47.1%~57.3)에 불과했다.
청소년들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에 둔감했다. ‘외국인은 범죄의 원인’을 혐오표현으로 인식하는 청소년들은 47.1%였으며, ‘난민을 몰아내자, 너희 나라로 가라’는 표현이 혐오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은 47.3%에 불과했다.
혐오표현을 경험한 청소년 중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을 접했다는 응답자가 63%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성소수자(57.0%) 순이었다.
청소년들은 SNS를 통해 혐오표현을 가장 많이 경험했다. 혐오표현을 접한 청소년들의 82.9%가 SNS나 커뮤니티, 유튜브, 게임 등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듣거나 봤다고 응답했으며, 온라인 유형 별로 보면 SNS가 80.0%로 가장 많았다.
청소년 중 혐오표현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23.9%로 성인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혐오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로 ‘혐오표현 내용에 동의하기 때문’(60.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남들도 쓰니깐’(57.5%), ‘재미나 농담’(53.9%) 순이었다.
인권위가 지난 3월 12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혐오표현 국민인식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출신지역’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을 가장 많이 경험했다.
‘혐오표현 국민인식조사’에서는 1200명 중의 성인 응답자 가운데 64.2%가 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답했는데, 혐오표현 중에는 특정지역 출신을 대상으로 한 표현이 74.6%로 가장 많았다. 여성 68.7%, 노인 67.8%, 성소수자 67.7%, 이주민 66%, 장애인 58.2%가 그 뒤를 이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혐오표현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20대의 80.7%, 30대의 71.1%, 40대의 63%가 혐오표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연령이 낮을수록 혐오표현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