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보르네오 섬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오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새 수도 이전지는 동(東)칼리만탄주에 있는 북(北)프나잠파세르군과 쿠타이 카르타느가라군 등 2개 군(郡)의 일부 지역”이라고 밝혔다. 수도 이전지는 칼리만탄주의 중심 도시 발리파판을 반원으로 둥그렇게 둘러싼 외곽 지역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수도 이전은 1950년대부터 이어진 숙원 사업이었다. 고질적인 인구과밀 때문이다. 수도 자카르타가 있는 자바섬은 전체 인도네시아 면적의 7%에 불과하지만 거주 인구는 전 국민(2억6400만명)의 절반이 넘는 1억4100만명에 달한다.
경제력 편중 현상도 심각하다. 자바섬의 인도네시아 국내 총생산(GDP) 기여도는 58.4%에 이른다.
게다가 자카르타는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과 고층건물 급증 등의 영향으로 매년 평균 7.5㎝씩 지반이 내려앉는 바람에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진 상태다.
조코위 대통령은 칼리만탄을 수도 이전지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지진과 쓰나미, 홍수, 산불, 화산 등 재난 위험이 적고 지리적으로 인도네시아 중앙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4월 각료회의를 통해 자바섬 이외 지역으로 수도를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칼리만탄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고, 기존 수도인 자카르타는 경제·산업 중심지로서 남긴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수도 이전 비용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 이전 비용은 466조루피아(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중 19%를 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민관협력과 민간투자로 조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