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전(前)이라도 아침 공복혈당 높을수록 췌장암 위험 ↑

입력 2019-08-27 11:12

아침 공복 혈당이 높을수록 췌장암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당뇨병 뿐 아니라 당뇨 전(前)단계나 정상 범위 혈당 수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박철영, 구동회 교수팀은 2009~2013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280만명을 분석한 결과, 공복 혈당이 높을수록 췌장암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7일 밝혔다.

췌장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분비 기관이다. 음식물로 섭취한 당을 소장에서 흡수하면 췌장에서는 다량의 인슐린을 혈액으로 분비한다.

그동안 인슐린의 정상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는 질환인 당뇨병과 췌장암의 상관성에 대한 연구는 많았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당뇨병 이전 단계의 사람들도 포함시킨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2280만명의 아침 공복 혈당 수치를 기준으로 낮은 정상 (<90㎎/㎗), 높은 정상 (90~99㎎/㎗), 전(前) 당뇨병 수준(100~109㎎/㎗), 당뇨병 전단계 (110~125㎎/㎗), 당뇨병 (≥126㎎/㎗), 당뇨병 치료제 복용 중인 그룹으로 나누었다. 이어 이들을 추적 관찰해 5년간 췌장암 누적 발병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5년 누적 췌장암 발생률은 (10만 명 당) 낮은 정상=32명, 높은 정상=41명, 전 당뇨병 수준=50명, 당뇨병 전단계=64명, 당뇨병=75명, 당뇨병 치료제를 복용 중인 그룹=121명으로 나타났다.
이미 진행된 당뇨병뿐 아니라, 정상 범위의 혈당일지라도 아침 공복 혈당이 높을수록 췌장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

박철영 교수는 “건강검진을 통한 고혈당의 조기 진단과 식생활 조절을 통한 혈당 조절이 췌장암 발생의 위험도를 낮출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추후 혈당 조절이 췌장암의 발생을 낮출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동회 교수는 “혈당 조절과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지방식 음식을 피하고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다. 또한 췌장암 병력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인 검진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내분비&대사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