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진, 잘 찍으려면?…“고양이 최고의 포토타임은 아침”

입력 2019-08-27 10:05 수정 2019-08-27 10:07
이아고 미츠아키(69)는 일본에서 유명한 동물 사진가다. 특히 고양이 사진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최근 한국에 출간된 ‘고양이를 찍다’에는 ‘고양이 사진술의 결정판’이라는 부제까지 붙어 있다. 그런데 고양이 사진을 찍는 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걸까?

자, 우선 저자가 털어놓은 ‘영업 비밀’ 몇 가지만 알아보자. 일단 고양이가 출몰하는 지역을 알아야 한다. 카메라를 들이댈 때는 “빛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고양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도 익히는 게 좋다. 특히 저자는 아침 시간을 적극 활용하라고 말한다.

“이것이 고양이 촬영의 핵심이다. 해님이 나오는 시간이 바로 고양이가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침 해가 비치는 곳에는 반드시 고양이가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아침이 중요한 만큼 저자는 여름에는 새벽 4시30분, 겨울엔 아침 6시30분에 집을 나선다. 일출과 함께 슬그머니 거리로 나오는 고양이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다. 그리고 오전 10시쯤까지 사진을 찍다가 ‘현장’에서 철수하고, 오후 3시쯤 되면 다시 밖으로 나와 고양이들을 만난다.

ⓒ岩合光昭

책에는 저자가 찍은 근사한 고양이 사진이 한가득 실려 있는데, 저 사진도 그중 하나다.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지붕에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앉아 ‘그루밍’을 하고 있다. 사진이 실린 페이지에는 이런 문구가 등장한다. “(고양이들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여 상대방을 인정해준다.”

ⓒ岩合光昭

위 사진은 일본에서 가장 뚱뚱한 고양이 ‘후타’다. 허리둘레 80㎝에 몸무게는 15㎏에 달한다. 후타의 ‘집사’는 야식으로 라멘을 즐기는데, 이런 집사를 둔 탓에 후타도 라멘을 좋아한다. 저자는 “고양이의 식사량은 하루 7~8회에 이르며 인간의 음식을 먹으니 당연히 입에 착 붙는 진한 맛을 좋아한다”며 “이 안아들 수조차 없는 고양이가 내 취향이기는 하다“고 적었다.

ⓒ岩合光昭

저자는 고양이를 찍기 위해 일본을 비롯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해안의 제방을 따라 걷다가 우연히 만난 게 저 고양이다. 묘한 색깔을 띠고 있는 저 고양이는 “뭐 도와줄 거라도 있냐옹”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저자 앞에 나타났다고 한다.

‘고양이 집사’라면 고양이의 우아한 매력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길을 가다가 길고양이를 만날 때면 얼마간 측은한 마음이 들 때도 많으리라. 저자는 “한 번 버려진 고양이는 쓸쓸한 표정을 지우지 못한다”면서 “여러분도 분명 어느 정도는 그것을 느낄 것”이라고 적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