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 얘기를 하다가 불쑥 멜라니아 여사 이름을 끄집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매우 잘 알게 된 김정은”이라고 말을 꺼낸 뒤 “퍼스트 레이디도 김정은을 잘 알게 됐다. 그녀도 나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다가 멜라니아 여사를 거론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멜라니아 여사는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한 달 전이었던 같은 해 5월 14일 신장 질환 수술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는 거의 네 시간에 이르는 큰 수술을 받았다. 한 달 동안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퍼스트레이디가 싱가포르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에도 멜라니아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세 번째 만남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졌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는 동행했다. 그러나 판문점은 가지 않았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은 판문점에 동행했으며 북한 땅을 잠깐 밟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돈독한 관계 등 자세한 내용을 포함해 많은 사안들을 그의 부인에게 털어 놓는다”면서 “영부인은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김 위원장을 알게 된 것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