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들통난 트럼프의 허풍…멜라니아는 김정은 만난 적 없어

입력 2019-08-27 08:57 수정 2019-08-27 12: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허풍이 또다시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잘 알게 됐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김 위원장과 멜라니아 여사가 만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백악관이 진화에 나섰다.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렸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귀국길에 오르기 위해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려고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 얘기를 하다가 불쑥 멜라니아 여사 이름을 끄집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매우 잘 알게 된 김정은”이라고 말을 꺼낸 뒤 “퍼스트 레이디도 김정은을 잘 알게 됐다. 그녀도 나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다가 멜라니아 여사를 거론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멜라니아 여사는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한 달 전이었던 같은 해 5월 14일 신장 질환 수술을 받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그녀는 거의 네 시간에 이르는 큰 수술을 받았다. 한 달 동안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퍼스트레이디가 싱가포르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에도 멜라니아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세 번째 만남은 지난 6월 30일 판문점에서 이뤄졌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는 동행했다. 그러나 판문점은 가지 않았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보좌관은 판문점에 동행했으며 북한 땅을 잠깐 밟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돈독한 관계 등 자세한 내용을 포함해 많은 사안들을 그의 부인에게 털어 놓는다”면서 “영부인은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가 김 위원장을 알게 된 것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