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북한 콕 집어 “엄청난 잠재력 있다” 치켜세운 트럼프

입력 2019-08-27 00:05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비핵화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란과 북한을 동시 거론하며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 들어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그것은 (이란의) 비핵화”라며 “(이란과) 탄도미사일에 대해 대화하고, (대화의) 시기에 관해서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의 외교적 창구를 열어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G7 회담장을 찾았던 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만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의 체제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정말 좋은 이란, 정말 강한 이란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려고 한다. 그들을 부유하게 해주자. 그들이 원한다면 잘 살게 해주자”며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핵화시 이란에 보상이 주어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이 대목에서 북한 이야기를 불쑥 거론했다. 그는 “(이란만큼) 큰 잠재력을 가진 게 또 누구인지 아느냐”며 “바로 북한이다. 김정은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 하에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나는 북한이 망치길 원한다고 생각치 않는다. (기회를) 망쳐버린다면 그들 자신에게 좋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측에 교착 상태에 놓인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에 빠른 시일 내 복귀하라는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