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바이오 쇼크’ 확산 우려도

입력 2019-08-26 20:13 수정 2019-08-26 20:15

성분 논란이 불거진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코오롱티슈진은 한때 시가총액이 4조원을 넘던 촉망받는 바이오 기업이었다. 잇단 악재에 처한 제약·바이오 업종에 또 한 번의 ‘바이오 쇼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코오롱티슈진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대기업 계열사가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건 2009년 2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심의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나 법원의 취소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중단 공고 등을 고려할 때 바이오 전문기업으로서 고의는 아니더라도 굉장히 중대한 과실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심사위원회 결정은 상장폐지의 첫 번째 절차다. 한국거래소는 다음달 18일(15영업일 이내)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여부를 다시 심의·의결하게 된다. 여기서 상장폐지 결정이 나도 코오롱티슈진은 이의를 제기해 재차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사실상 3심제 방식인 셈이다. 상장 폐지 확정되기까지는 최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만700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한때 7만5100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3월 31일 식약처가 코오롱에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를 요청하면서 주가는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월 28일 코오롱티슈진의 거래를 정지하고 상장실질심사 대상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거래정지 직전 주가는 8010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로 한 걸음 더 나아가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우려도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5만9445명으로, 이들의 지분 비중은 36.66%에 달한다. 현재 2000여명의 코오롱티슈진 주주들은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심의에서 ‘개선기간 부여’ 결정이 나올 경우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는 유예된다. 기업 가치 회복을 위해 최대 2년의 기간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상장유지 결정’이 나온다면 즉시 종목 거래가 재개되지만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