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센트 퍼퓸 디자이너 레이몬드 매츠(Raymond Matts), 공간 향기의 매력 전해

입력 2019-08-27 09:00
사진 - 아이센트 퍼퓸 디자이너 레이몬드 매츠(Raymond Matts)

‘퍼퓸 디자이너(Perfume designer)’는 하나의 향기가 완성되는 수많은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직업이지만 향기의 테마를 디자인하고 조향사와 함께 향기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등 향기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다.

미국 향기 마케팅 선두기업인 프롤리텍(Prolitec)과 프롤리텍의 한국 독점 에이전시인 글로벌 향기 마케팅 기업 ㈜아이센트(iSCENT, 대표 최아름)의 전속 퍼퓸 디자이너 레이몬드 매츠(Raymond Matts)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퍼퓸 디자이너 중 하나다.

그는 향료 업계에서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피미니시(Firmenich), 아이에프에프(IFF)를 거쳐 엘리자베스 아덴, 에스티 로더의 럭셔리 퍼퓸 브랜드 개발 디렉터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에스티 로더 산하의 클리니크, 오리진스 등의 브랜드 향기를 총괄 지휘하는 향수 개발 부사장을 거쳤다.

공간 센팅 전문가이자 퍼퓸 디자이너로서 여러 분야를 오가며 활약 중인 그와 함께 최근 향기마케팅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공공시설과의 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향기는 공간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사람들의 창의성과 사고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것이 공공시설의 목적과 부합해 전 세계 여러 도시 및 국가에서 환경 개선 및 주민 복지 향상을 위해 공간 센팅에 관심을 보인다.

퍼퓸 디자이너 레이몬드는 공공시설에 향기를 설치할 경우 면적이 넓고 유동 인구 수가 많은 특성상, 대중의 취향을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균일한 향기를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레이몬드는 “대표적으로 프롤리텍 엔지니어 팀과 진행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의 향기 마케팅 사례가 있다. 그랜드 모스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이슬람 예배당이자 매년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모이는 이슬람 최대 성지이다. 이곳의 기도실과 재계(齋戒) 영역, 위생 공간 등 전반적인 환경을 청결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하루에도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드나들 뿐만 아니라 각 공간 또한 완전히 개방되어 있어 작업하기 상당히 어려운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레이몬드가 사용한 향기 디바이스는 프롤리텍의 에어큐1200(AQ1200) 모델이다. 이 모델은 건물 공조기 전용으로 무척 넓은 면적을 커버할 수 있어 건물 전체 센팅이 가능하다. 356.800m²에 달하는 그랜드 모스크의 광대한 면적을 에어큐1200 디바이스 90대로 완전히 덮을 수 있었다. 덕분에 편안하고 친근한 향기가 퍼지는 새로운 그랜드 모스크가 탄생해 방문한 순례자들로부터 꾸준히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향기 마케팅에 사용되는 향기는 그 장소에 최적화된 향기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퍼퓸 디자이너 레이몬드 매츠는 정말 잘 디자인된 향기는 특정한 목적이 아닌 매우 다양한 장소에서 쓰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하나의 향을 도서관에서도, 집에서도, 호텔에서도, 개인의 향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결코 공간에 아무 향기나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레이몬드는 “공간 센팅의 핵심은 향기를 사용하고 싶은 곳의 환경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향들은 공통으로 성별이나 목적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중성적인 향수이기 때문에 다른 환경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향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저는 수년간의 경험으로 각기 다른 환경과 취향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향기를 디자인할 때 자신만의 색깔과 확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레이몬드 매츠. 그는 지금도 스스로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맡아도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향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레이몬드 매츠의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은 향기 업계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