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文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목표는 한·미동맹 해체”

입력 2019-08-26 16:28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자유한국당)이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결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며, 지소미아 파기로 이득을 볼 사람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6일 외통위원장실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관련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위원장은 국회 외통위원장실에서 강 장관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부가 동북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온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에서 스스로 이탈해 북·중·러 진영에 가까이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관제 반일 운동과 지소미아 파기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다”며 “그것은 한·미·일 안보협력체계 와해이며 그다음 수순은 한·미동맹 해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는 한·미·일이 구축하고 있는 동북아 안보망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북한의 핵무장과 중국의 군사패권 확장에 대처하는 공동의 노력에서 손을 떼고 있다”며 “이는 곧 동북아 안보체계에서 한국이 배제되고, 다자안보체계에서 한국의 안전이 더 이상 고려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는 우리 국민이 선택한 게 아니라 문재인정부가 저지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청와대는 ‘지소미아를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분석하기 위해 우방국과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통로마저 차단하면서까지 청와대가 지키려는 국익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이런 시대착오적인 안보 정책으로 얻으려는 국익은 도대체 누구의 국익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한국이 국제 왕따가 되고 외톨이가 돼갈수록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은 북한 김정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그동안 지소미아 파기가 미국과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거듭 분명히 해왔다”며 “그 예고된 부정적 영향은 분명히,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당장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해올 것이고, 주한미군의 역할 재조정에도 착수할 수 있으며, 미·일 동맹 주도로 동북아 안보질서를 재편하면서 한국의 위상을 급격히 낮출 수도 있다”는 게 윤 위원장 주장이다.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위원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이 외교부 차원에서도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긍정·부정 효과를 모두 파악해 청와대에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설명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또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이해했다(Understand)’는 단어와 관련해 오해가 있었다고 윤 위원장에게 말했다고 한다. 윤 위원장은 “언더스탠드에 대한 의미를 한국말로 직역하면 ‘이해한다’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이해한다와 미국의 언더스탠드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며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다 이해한다는 식으로 청와대는 얘기했는데 그건 아니다. 언더스탠드 의미를 몰랐던 것 같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밝혔다.

실제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깊이 실망하고 우려하고 있고, 이는 한국을 방어하는 것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미군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한국 정부 결정을 재차 공개 비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