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불명’ 탈북민 모자, 다음 달 7일 장례 치른다

입력 2019-08-26 16:23
23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관악구 탈북 모자 추모제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국화가 바닥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숨진 지 수개월 만에 발견된 탈북민 모자 한성옥(42)씨와 아들 김모(6)군의 장례가 다음달 7일 치러진다.

‘고 한성옥 모자 사인규명 비상대책위원회’는 다음 달 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한씨와 김군의 장례가 치뤄질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모자가 굶어 죽은 정황이 명백한데도 지자체와 소관 부서 등이 ‘사인 불명’ 핑계를 대며 책임을 벗어나려고 한다”면서 “현재 부검이 끝난 한씨 모자 시신도 남편이 인도를 거부해 무연고자가 된 만큼 고인의 넋을 기리는 이들이 함께 장례를 치르려 한다”고 말했다.

장례를 위한 준비절차에도 돌입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이 이름을 올린 ‘아사 탈북민 고 한성옥 모자 추모·장례위원회’가 꾸려졌다. 이들은 비대위와 함께 연대해 관계부처와 장례방식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에 참가한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연구소 대표는 이날 국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이 사건은 연고 없이 남한에 내려와 사망한 이들이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발견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입증한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납득할 수 있는 진상 및 사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을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북민 단체 등은 한씨 모자의 장례식을 전후해 지자체와 정부 등에 책임을 요구할 계획이다. 당초 비대위와 장례위원회를 포함한 탈북민 단체들은 27일 광화문 일대에서 전국 탈북민대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관계부처와의 협의 일정 등을 이유로 일정을 미뤘다. 비대위 관계자는 “더 많은 분들과 함께 정부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하기 위해 신문 광고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