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아마존 화재 진화 위해 대규모 병력 투입

입력 2019-08-26 16:04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 끝에 아마존 열대우림 대화재 진압에 나섰다. 병력 4만4000여명을 동원하고 군용기까지 투입했다. 프랑스 비아레츠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도 브라질 당국의 진화 작업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이소나루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7개 주정부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여 아마존 화재 진화를 위한 군사작전을 승인했다고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전날 브라질 국방부는 공군 수송기가 화재 현장 위를 날며 대량의 물을 뿌리는 장면을 공개했다.

아마존에서는 지난달 말 발생한 화재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검은 연기가 아마존에서 2700㎞ 떨어진 상파울루를 덮쳐 한낮인데도 밤처럼 사방이 어두워지는 일도 빚어졌다. 아마존 개발을 지지하는 보이소나루 대통령은 화재가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가 나라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보이소나루 대통령은 결국 지난 23일 화재 진압을 위해 군대를 투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항공기 등 각종 소방 지원을 약속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튿날 브라질 국방부는 아마존 북부 지역에 병력 4만4000여명이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병력이 어디서 무슨 작업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아마존 화재 진화와 복구를 위한 지원 방안이 합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아마존 우림은 지구의 허파로서 지구의 생존에 필수적”이라며 “불이 조속히 진화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세계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은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8개국에 걸쳐 있다. 대기 중 산소의 5분의 1 이상을 생성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의 방지턱 역할을 하고 있다. 지구상 생물 종의 3분의 1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세계자연기금(WWF) 등 환경단체들은 아마존 파괴가 계속될 경우 이 지역이 나무 없는 대초원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마존이 초원이 될 경우 산소 생산은 이뤄지지 않으며 반대로 온난화 유발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내뿜게 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