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쳐’가 스릴 넘치는 연출과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을 발판 삼아 올해 방송된 OCN 오리지널 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그간 브라운관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스릴러의 가능성을 힘껏 열어젖힌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25일 전파를 탄 최종회에서는 비리수사팀이 정의를 가장해 숱한 범죄를 저질러온 장사회의 실체를 세상에 드러내는 모습이 담겼다. 선과 악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도치광(한석규)과 그 경계를 넘지 못하도록 끝까지 감시하겠다는 김영군(서강준)의 모습을 통해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라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방송분은 시청률 6.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방송된 해당 채널 오리지널 시리즈 중 최고 성적이면서 역대 시리즈 가운데 최고 시청률 기록을 거둔 ‘보이스2’(7.1%)의 바로 뒤를 잇는 성적이다.
왓쳐는 단순한 경찰이 아닌 부패 경찰들을 수사하는 경찰 내 비리수사팀을 소재로 하면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인물들 저마다가 지닌 복잡한 욕망을 하나 둘 비추면서 선인과 악인을 명확히 구분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점이다. 왓쳐는 정의와 불의의 대립이라는 뻔한 형식을 탈피해 극의 서스펜스를 한층 끌어올렸다.
그만큼 안길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다. 안 감독이 그간 ‘비밀의 숲’,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상 tvN) 등에서 보여준 심리와 복선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연출 실력은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안 감독은 “연출의 주관을 최대한 배제하고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사건이나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을 유지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한상운 작가도 치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끝까지 밀도 높은 서사를 보여줬다.
한석규의 명품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의 기준에 따라 나쁜 경찰을 잡는 비리수사팀장 도치광 역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선인과 악인을 오가는 그의 얼굴은 그 자체로 왓쳐의 콘셉트와 메시지를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했다.
서강준도 비극적 사건의 중심에 있는 김영군을 맡아 연기 스펙트럼을 한 단계 높여냈다. 그간 로맨틱코미디 주인공 역할을 주로 소화하며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매력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비리수사팀의 유일한 외부자이자 판을 뒤엎는 조커 한태주를 소화한 김현주도 든든하게 힘을 보탰다.
왓쳐 후속으로는 OCN의 두 번째 드라마틱 시네마 프로젝트이자 배우 임시완의 군 제대 후 첫 작품인 ‘타인은 지옥이다’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