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드’ 김태민 “결승전, 그리핀 조커픽 염두에 둘 것”

입력 2019-08-25 20:57

SK텔레콤 T1 ‘클리드’ 김태민이 그리핀의 깜짝 전략을 염두에 둔 채 결승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 지역에서 화제를 모는 캣타워(가렌·유미를 바텀 듀오로 파견하는 것)의 등장도 고려할 예정이다.

SKT는 2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에서 담원 게이밍을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꺾었다. SKT는 이로써 오는 31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국민일보가 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김태민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담원에 완승을 거둔 현재 기분이 궁금하다. 오늘 경기는 어떻게 설계해왔나.

“지난 경기(샌드박스전)도 3대 0으로 이겼지만, 오늘 상대가 담원이었던 만큼 힘들었다. 앞으로도 이 기세를 이어나가 결승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담원은 상체 위주로 게임 풀어나가기를 선호하는 팀이다. 그 점을 염두에 뒀다. 초반을 천천히 풀어나가되, 우리가 반등할 타이밍에 맞서 싸우려 했다. 그래서 사일러스가 자주 나왔던 것 같다. 상대가 사일러스를 골랐을 때도 대처를 잘했던 것 같다.”

-오늘 사일러스가 정글러 포지션에서 제일 인기 있는 픽이었다.

“첫 세트에 담원이 레드 사이드를 골랐다. 블루 사이드에서 1픽할 챔피언을 찾다가 사일러스로 정했다. 담원은 아마도 사일러스를 풀어주고 대처하는 연습을 해왔던 것 같다. 서로 준비해온 대로 밴픽을 구성했던 것 같다.”

-3세트는 인베이드에서 게임을 터트렸다. 즉흥적인 전략이었나, 설계된 플레이였나.

“게임 시작 전부터 인베이드를 가는 게 더 좋아 보인다고 생각했다. 정글러가 서로 위치를 바꿔 시작해도 탑이 다이브를 안 당할 거라는 콜이 나왔다. 3개 라인 전부 압박할 수 있는 게 인베이드라고 생각해 제가 제안했다. 운이 좋게 적도 인베이드를 들어와 킬까지 나왔다. 경기 시작 후 3분까지는 운이 좋았다.”

-강타 싸움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듯하다. 노하우가 있나.

“노하우랄 건 없다. 실패한 경험이 많다 보니 그것을 토대로 좋은 모습이 나오는 것 같다. 지금까지 강타를 쓴 것 중 크게 기억나는 장면이 없다. 결승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포스트 시즌에 접어들자 경기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모습이다.

“연승 직후 2연패를 하지 않았나. 픽에 대한 고질적인 고집이 문제였다고 봤다. 적이 자신 있어 하는 챔피언을 많이 풀어줬다는 복기가 나왔다. 게임 내 문제보다는 밴픽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이번 포스트 시즌에는 그 방향에 신경을 많이 썼다. 지금은 문제 부분이 많이 없어졌다.”

-결승전은 그리핀과의 리턴 매치가 됐다. 어떤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나.

“그리핀은 잘하는 팀이다. 승패를 떠나 흥미진진한 경기가 나올 것이다. 결승전이다 보니 서로 신중하게, 팀플레이에 중점을 두지 않을까. 그리핀에서도 아마 우리의 진출을 예상했을 거로 본다. 그리핀이 상대적으로 연습 기간이 길었던 만큼 조커 카드 등을 견제하려고 한다. (그리핀이 가렌·유미 캣타워 작전을 쓸 수도 있을까?) 가렌·유미는 물론이고, 상상도 못 한 챔피언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다. 정규 시즌 1위의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생애 첫 롤드컵 진출을 확정한 소감도 궁금하다.

“롤드컵은 프로게이머의 꿈이다. 생각보다 어려운 목표였다. 가게 된 것에 대해 성취감이 크다. 미지근하게 끝나기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의 마지막 대회인 만큼 더 잘하고 싶다. (목표는 우승인가?) 그렇다. 목표는 우승이다.”

-끝으로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알려달라. 더불어 가장 견제되는 선수 하나를 꼽는다면.

“그리핀이라고 하면 아직 팀플레이 위주의, 바텀에 힘을 많이 싣는 팀이라는 인식이 있다.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있다는 게 많이 보인다. 팀파이트에 중점을 두겠다. 가장 견제되는 선수는 ‘타잔’ 이승용이다. 많이 만나기도 했다. (그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나?) 파이팅했으면 좋겠다. 하하.”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