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10시간씩 책상서 씨름”…‘품질 마스터’ 삼성 SDI 박신철 프로

입력 2019-08-25 16:29
삼성SDI 박신철 프로. 삼성SDI 제공

“주말마다 10시간씩 책상 앞에서 1000쪽이 넘는 영어 원서와 씨름했습니다.”

전세계 품질 전문가들의 역량을 입증하는 미국품질협회(ASQ) 자격증을 9개나 보유한 박신철 삼성SDI 품질보증실 프로(51·사진)는 지난 2년여 간의 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1991년 입사 후 20년 넘게 품질 관련 업무를 해 온 그가 ASQ 주관 자격증 취득에 나선 건 2017년부터였다.

ASQ는 품질 통계 공정 관리, 품질 비용 측정 및 관리, 총 품질 경영, 실패 분석 등 품질에 관한 방법의 대부분을 만들어온 비영리단체다. 이 단체의 자격증은 국제적으로 그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다. 그만큼 취득과정이 어려워서 ASQ의 자격증을 7~8개씩 보유한 사람은 전 세계에서 13~14명에 불과하다.

박 프로가 바쁜 일상에도 이 어려운 시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후배 육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그는 2016년 삼성SDI가 사내 품질대학을 개설하자 강사로 합류해 품질 전문가 양성을 위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강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여겼다. 박 프로는 “훌륭한 후배들을 양성하기 위해 나부터 훌륭한 선배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기로 다짐했다”고 전했다.

박 프로는 “책을 덮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하지만 후배들을 가르치는 강사로서 스스로 더 공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나를 책상으로 다시 끌어당겼다”고 했다.

결국 그는 ASQ 국제품질기사(CQE)와 국제품질심사원(CQA) 자격증을 시작으로 국제신뢰성기사(CRE)와 국제소프트웨어품질기사(CSQE) 자격증까지 단숨에 땄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8년 국제검교정기술자(CCT) 등 4개의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했다.

지난 7월에는 마스터 블랙벨트(CMBB) 자격시험에 합격하면서 세계 최초로 이 협회가 주관한 품질 관련 자격증을 9개나 보유하게 됐다. CMBB 자격증은 국내에 다른 취득자가 없고, 세계에서도 100여명만 가지고 있는 최고 수준의 혁신 전문가 자격이다. 박 프로는 “삼성SDI 내에 나를 뛰어 넘을 수 있는 많은 품질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