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소미아, 조국…깊어지는 청와대 내우외환

입력 2019-08-25 16:24

청와대의 내우외환이 깊어지고 있다. 외교·안보에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한·일 관계가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나빠졌고, 한·미 관계에까지 균열이 생기는 양상이다. 내치에서도 믿었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백화점식 의혹’에 중심에 서면서 벼랑 끝으로 몰리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11월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최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북미 실무 협상의 속도전을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 이후인 지난달 2일 국무회의에서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기대와 달리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북한은 그동안 비난해온 한미연합 지휘소 훈련이 끝난 24일에도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연일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는 일본뿐 아니라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 22일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발표하자 공개적으로 ‘실망’ ‘우려’와 같은 표현을 쏟아냈다. ‘대화’를 강조한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이후 소강상태에 있던 한·일 관계는 지소미아 종료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내 정치 상황도 악화일로다. 문재인 정부의 ‘상징’과도 같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은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보수 야당이 조 후보자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부하자, 여권은 ‘국민 청문회’ 등으로 돌파하려는 구상이지만 여론의 반발이 너무 큰 상황이다.

집권 3년 차에도 50%를 넘나들던 문 대통령 지지율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대통령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가 나타났다. 지난 23일 갤럽이 발표한 8월 넷째 주 대통령 직무 수행을 조사한 결과 45%가 긍정 평가했고 49%는 부정 평가했다. 직무 긍정평가는 2주 전보다 2%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률은 6%포인트 상승했다

KBS가 25일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수행에 적합한 인사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본 조사에서도, 48%가 부적합하다고 답한 반면 적합하다는 응답은 18%에 불과했다. 지난주 조사 결과 (적절 42% vs 부적절 36%)와는 정반대로 나온 것으로 조 후보자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저희가 지금 현재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며 “조 후보자의 입장과 그리고 거기에 대한 해명이라면 해명, 혹은 입장이라면 입장, 이런 것들을 들은 연후에 말씀을 드려도 늦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