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조국은 범죄혐의자…어떻게 검찰개혁 이끌 수 있나”

입력 2019-08-25 16:17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범죄혐의자”라 칭하면서 “절도범이 금고지기를 시켜달라는 뻔뻔함을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 5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 5차 회의에서 “조 후보자가 자신이 짊어진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것은 변명”이라며 “움켜쥔 권력을 놓기 힘들다고 솔직히 말하라”고 꼬집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 문재인정부의 개혁 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 하겠다”며 일각의 사퇴론을 일축했다. 또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사과했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가) 입학 부정 및 논문 관련 도덕성 등으로 국민적 상처를 줬지만, 법을 지킨 것처럼 교묘하게 합법성 문제로 피해가려고 한다”며 “그러나 업무상 배임, 공직자의 업무상비밀이용 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개인정보법 위반,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뇌물수수, 조세포탈 등 혐의가 넘쳐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많은 위법과 편법, 특권 논란을 받은 자가 어떻게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이끌 수 있겠나”고 따졌다.

그는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직 수행 적합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48%가 ‘부적합’, 18%가 ‘적합’으로 답했다”며 “이 정도면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한국리서치가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15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조 후보자가 장관직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인사’라는 응답은 4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합한 인사’라는 응답은 18%였다. ‘판단 유보’는 34%로 집계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종로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머리를 쓸어 올리고 있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가) 난데없이 사모펀드를 헌납한다고 했다”며 “스스로 만든 거짓말의 덫에 걸린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정상적인 사모펀드라면 투자금을 중간에 빼기 어려운데도 조 후보자가 쉽게 헌납을 약속했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이라면 사모펀드가 가족 예금통장인 것을 무심결에 고백했다”는 것이다.

또 조 후보자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웅동학원은 이미 100억원대 채무 덩어리가 된 사학인데, 그 빚을 국가가 책임지라는 것이냐”며 “국민의 마음을 달래겠다며 내놓은 약속마저 ‘먹튀’”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조 후보자 임명을 고집하는 것이야말로 검찰개혁이 아닌 검찰 장악, 사법개혁이 아닌 사법농단의 검은 유혹을 놓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청문회에서 모든 의혹을 해소할 자신이 있다면 ‘3일 청문회’를 즉각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