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주에는 전국에 강한 비가 내린 뒤 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씨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26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27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하는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제주도에는 최대 120㎜가 쏟아지는 곳도 있겠다. 비가 그치는 28일 이후에는 한동안 평년 수준인 30도를 넘지 않는 덥지 않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이유로 11호 태풍 ‘바이루’를 지목하고 있다. 지난 20일 발생해 26일 현재 중국 산터우 북서쪽 육상을 지나고 있는 바이루는 육상과 마찰한 지 만 하루가 지나며 점차 세력이 약화되고 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 바이루가 열대저압부로 약화되면 남은 수증기가 남서류를 통해 우리나라로 유입된 뒤 북극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만나게 된다”면서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만나 비구름을 만들며 저기압이 발달해 우리나라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중순 이후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수축하면서 본격적으로 서늘한 가을 날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올 가을 1개만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면서 일본 남부 해상을 지나는 태풍이 많겠다.
올 가을에는 유난히 기온이 떨어지는 날들이 많겠다. 기상청은 지난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을 통해 일시적으로 상층 한기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떨어지는 날들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북극 빙하층이 녹아 생기는 영하 5~6도의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내려와 기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북극의 지난 7월 얼음면적은 7672㎢로 역대 가장 적었던 2012년보다도 80㎢가량 적은 수준이었다”면서 “최근 녹는 추세가 예측보다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북극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9월에는 기압 흐름이 원활해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겠지만 이후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기온이 점차 내려가겠다”고 예측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