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조국 딸 입학, 명백한 진상규명!” 고대생들의 행진

입력 2019-08-23 19:26 수정 2019-08-23 22:01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23일 오후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본관앞으로 행진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조국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23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 모여 본관 앞으로 행진했다. 이날 집회는 외부인을 막기 위한 신분확인 절차로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늦어져 오후 6시25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학생들은 ‘명백한 진상규명!’ ‘고대생의 집회자리, 정치세력 물러가라’는 피켓을 들고 두 줄로 섰다. 맨 앞에 선 학생은 스피커폰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대학 방학 중인 상황에서도 재학생을 비롯한 졸업생들 400여명 이상이 모여 들었다. 광장에 앉은 이들은 ‘우리는 무얼 믿고 젊음을 걸어야 합니까’ ‘자유, 정의, 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명백한 진상규명!’ ‘고대생의 집회자리 정치세력 물러가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일렬로 행진하는 고려대 재학생·졸업생들. 이병주 기자

현장에서 선언문을 낭독하며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최 측은 “우리는 홀로 깨어있는 체하며 학우들을 계몽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아니며, 알량한 영웅심리에 빠진 채 주목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도 아니다”라며 “지금 벌어지는 부조리하고 참담한 상황은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도 나서야 하겠다는 행동의 당위성을 주었다. 조국 교수 딸의 고려대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증폭되는 상황에 대해 행동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록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날이 갈수록 조씨의 대학 입학 과정에 석연찮은 점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이런 의혹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노력을 통해 정당하게 얻어진 결과가 정의라고 믿으며 힘써 온 우리의 의욕이 꺾이고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행부는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모든 외부세력 배제 △학생들을 분노하게 한 조씨의 입학 의혹에 대해서만 진상 규명 요청 △학교에 조씨 입학 당시 심사 대상이 됐던 자료와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 △조씨의 입학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입학 취소처분 요청 등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일렬로 행진하는 고려대 재학생·졸업생들. 이병주 기자

참석자들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진상규명 촉구한다 입학처는 각성하라” “정치 간섭 배격하고 진상에만 집중하자” “2만 학우 지켜본다 입학처는 명심하라” “개인에게 관심 없다 진실에만 관심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행부는 정치 세력과 타 단체의 참여를 막기 위해 집회 현장 곳곳에 명찰과 안전요원을 배치했다.

고려대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휴대폰 불빛을 들고 있다. 이병주 기자

날이 어두워지자 학생들은 촛불 대신 휴대폰 후면에 있는 불빛을 켜고 휴대폰을 높이 들었다. 집행부가 안전상의 이유로 촛불을 휴대폰 불빛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오후 8시30분부터는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들은 후보자의 사퇴와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동시에 촉구할 계획이다.

박세원 이병주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