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보안·방첩부대 안보지원사 철조망 절단…‘기무사 해편’에 불만?

입력 2019-08-23 14:40 수정 2019-08-23 14:59

군사안보지원사령부(옛 국군기무사령부)의 경기도 과천 사령부의 주둔지 철조망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 보안·방첩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가 경계작전에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보지원사는 23일 “지난 5월 22일 오후 5시22분쯤 주둔지 울타리 일부가 훼손돼 있는 사실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 이런 사실이 보도되자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이다.

안보지원사는 “안보지원사 근무지원대대장이 주둔지 순찰 중 울타리 훼손사실을 인지했다”며 “즉각 초기대응조가 출동하여 원점지역 수색정찰을 실시하고, 병력·장비·시설 등을 확인한 결과 훼손지역 외 추가적인 피해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안보지원사는 “외부의 침투보다는 내부자의 소행으로 보고 감찰실 등에서 현재까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안보지원사 대테러안전실이 조사한 결과 “울타리 중간과 아래 부분이 절단됐고, 훼손지점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방치한 것이 적 침투전술에 부합하지 않는 점, 울타리 외부에서 훼손 지점까지 접근 흔적이 없는 점, 울타리 절단면이 내부에서 외부로 절단한 모습인 점” 등을 감안해 내부자 소행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안보지원사는 “외부에서 절단을 할 때 발생하는 잡목가지 꺾임이나 긁힌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 병력·장비·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보지원사는 감시활동 강화 조치를 취했다. 안보지원사는 “이번 울타리 훼손 상황으로 일부 주둔지 경계시스템의 취약점을 확인했다”며 “장애물과 순찰로 보강, 수목 제거, 경계등 위치 조정 등 조치를 취했다”며 “오는 10월까지 감시 사각지역 해소를 위해 CCTV 및 광센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안보지원사 안팎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기무사를 해체, 재편성한 데 대한 불만을 가진 안보지원사 인원이 울타리를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