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조국 딸 인턴십’ 윤리위 개최… 과정의 정당성 따졌다

입력 2019-08-23 13:20
충남 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23일 오전 윤리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공주대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참여했던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한 김모 교수에 대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었다.

공주대는 23일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가량 학내 산학협력단 건물에서 윤리위원회를 열었다.

대학은 조국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2009년 한영외고 3학년 당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진행한 3주간의 인턴십에 참여한 과정이 적절했는지 검토했다. 김 교수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조씨를 인턴십에 참여시켰는지, 3주 인턴 뒤 국제학술대회 발표 초록에 제3저자로 등재된 게 정당했는지 논의했다. 당시 국제학술대회에서 조씨가 자료 요약본을 발표했는데 이 과정이 정당했는지도 검토 대상이었다.

김 교수는 이날 윤리위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교수 연구실은 불이 꺼진 채 비어 있는 상태였다.

사진은 불이 꺼져 있는 김 교수 연구실. 연합뉴스

임경호(토목환경공학 전공 교수) 위원장은 “(윤리위는) 비공개가 원칙이라서 논의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며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공주대 관계자는 “사안에 따라 윤리위가 수차례 열릴 수 있는데 향후 이 사안에 대해 위원회가 열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2009년 7월 공주대 홈페이지 등에 올라온 ‘프로젝트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김 교수에게 자신의 이력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면접에 앞서 김 교수는 조씨의 어머니와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서울대 재학시절 천문학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한 대학 동기 사이다. 이에 조씨의 어머니 인맥이 조씨 ‘스펙 쌓기’에 힘을 발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다만 두 사람이 면접 이전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었고, 조씨의 인턴십 참가 등도 따로 논의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3주간 인턴을 마치고 국제조류학회 발표 초록(개요)에 제3저자로 등재됐다. 논문은 홍조식물 유전자 분석 관련 내용이었다. 조씨는 이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제3저자로 해당 논문의 자료 요약본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어머니의 인맥으로 조씨에게 인턴십·저자 등록·발표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의혹에 김 교수는 앞서 “정 교수(조씨 어머니)의 부탁으로 조씨를 참여시킨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조씨가 발표초록에 영어 관련 기여를 했다”며 제3저자로 등록한 이유를 밝혔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