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스릴러 ‘변신’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여름 막바지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등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2일 변신은 8만579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첫날인 전날에는 9만7406명을 동원하며 단번에 1위에 올랐다.
뒤는 변신 개봉 전 흥행가도를 달리던 할리우드 인기 액션 영화 시리즈 ‘분노의 질주: 홉스&쇼’(감독 데이빗 레이치)가 바짝 쫓고 있다. 이날 관객 8만5537명(누적 247만6078명)을 동원했는데, 변신과 하루 관객 동원 수가 200여명에 차이에 불과해 주말 동안 치열한 선두 다툼이 예상된다.
변신은 한국 공포물로는 오랜만에 흥행 정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에는 ‘곤지암’(감독 정범식)이 관객 267만명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변신의 성적은 할리우드 공포 영화들이 개봉 당시 거둔 성과들을 뛰어넘는 것이기도 한데, 최근 국내에서 흥행한 ‘겟 아웃’과 ‘컨저링’은 개봉 당일 각각 9만2124명, 8만1130명을 동원했다.
변신이 공포물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고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기존 공포 영화들과는 다른 방식의 스토리 전개가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변신은 빙의나 구마 등을 소재로 했던 여타 작품들과는 조금 다르다. 악마가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람들 사이로 숨어든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한층 긴박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홍선 감독의 유려한 연출도 빛난다. ‘기술자들’ ‘공모자들’ ‘반드시 잡는다’ 등 공포·스릴러 장르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긴장감 넘치는 시퀀스들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배성우 성동일 장영남 등 잔뼈가 굵은 베테랑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도 힘을 보태는 요소다.
3위는 ‘엑시트’가 차지했다. 누적 관객 790만8천23명을 기록하며 8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조진웅·손현주 주연의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개봉일보다 한 단계 떨어진 4위에 랭크됐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