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파기한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협정 파기에 실망을 드러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서는 “그들이 양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한국을 규정하고 경제적으로 공격했다. 일본이 사실상 그때 지소미아를 깼다고 봐야 한다”며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 국가) 배제보다 훨씬 고도화된 단계인 정보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건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해왔다”며 “또 일본이 (우리가 제안한) 대화도 걷어찼다. 지소미아 연장이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답변에 진행자가 ‘국방부가 반대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국방부가 반대는 하지 않았다”면서 “이미 체결된 협정이기 때문에 연장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고민한 것 같다.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지소미아 파기에 실망을 드러낸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지만, 미국 전체 분위기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선 지소미아 연장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한미, 한일, 미일 관계가 각자 다 다르다”며 “(지소미아는) 미국의 이해보단 한국의 이해에 심각하게 반하는 문제다. 미국의 이해만으로 강요할 수 없고, 미국이 양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악화하는 한일관계를 장기적인 호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공격을 당했다. 공격당한 사람들이 바로 협상하자는 건 무릎 꿇겠단 얘기다”라며 “긴 호흡으로 한일관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 공격의 실체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만들어가며 협상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비난 여론을 돌리기 위해 청와대가 지소미아를 파기했다는 야당의 논평에는 분노했다. 그는 “세상을 왜 그런 눈으로 보나”라며 “그런 생각 자체를 상상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오기형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간사도 전날 tbs ‘이숙이의 색다른 시선’에 출연해 “군사정보 교류의 가장 큰 전제는 신뢰다. 그런데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하며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 시스템을 못 믿겠다’고 말했다”며 “전략물자는 군사와 관련된 물자다. 전략물자를 규제하면서 군사정보는 믿겠다는 건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 간사는 또 “지금까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으로 수집한 정보들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면서 “반면 일본은 우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가 훨씬 더 많았다. 지소미아가 중단돼도 대한민국 안보 차원의 영향은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