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지소미아 종료, 미국이 양해할 수밖에 없다”

입력 2019-08-23 09:22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역사적 과제'란 주제의 일본군 위안부 연구센터 국제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청와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파기한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협정 파기에 실망을 드러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향해서는 “그들이 양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본이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나라로 한국을 규정하고 경제적으로 공격했다. 일본이 사실상 그때 지소미아를 깼다고 봐야 한다”며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 국가) 배제보다 훨씬 고도화된 단계인 정보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건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해왔다”며 “또 일본이 (우리가 제안한) 대화도 걷어찼다. 지소미아 연장이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답변에 진행자가 ‘국방부가 반대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국방부가 반대는 하지 않았다”면서 “이미 체결된 협정이기 때문에 연장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고민한 것 같다.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뉴시스

최 위원장은 지소미아 파기에 실망을 드러낸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지만, 미국 전체 분위기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선 지소미아 연장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한미, 한일, 미일 관계가 각자 다 다르다”며 “(지소미아는) 미국의 이해보단 한국의 이해에 심각하게 반하는 문제다. 미국의 이해만으로 강요할 수 없고, 미국이 양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악화하는 한일관계를 장기적인 호흡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공격을 당했다. 공격당한 사람들이 바로 협상하자는 건 무릎 꿇겠단 얘기다”라며 “긴 호흡으로 한일관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 공격의 실체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만들어가며 협상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한 비난 여론을 돌리기 위해 청와대가 지소미아를 파기했다는 야당의 논평에는 분노했다. 그는 “세상을 왜 그런 눈으로 보나”라며 “그런 생각 자체를 상상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유근(왼쪽) 국가안보실 1차장과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논의 결과 발표를 위해 춘추관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오기형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간사도 전날 tbs ‘이숙이의 색다른 시선’에 출연해 “군사정보 교류의 가장 큰 전제는 신뢰다. 그런데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하며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통제 시스템을 못 믿겠다’고 말했다”며 “전략물자는 군사와 관련된 물자다. 전략물자를 규제하면서 군사정보는 믿겠다는 건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오 간사는 또 “지금까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으로 수집한 정보들은 이미 미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들이다. 새로운 내용이 없었다”면서 “반면 일본은 우리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가 훨씬 더 많았다. 지소미아가 중단돼도 대한민국 안보 차원의 영향은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