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학금도 상장도 조국 딸 맞춤 의혹

입력 2019-08-22 19:00 수정 2019-08-22 21:45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28)이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받은 관악회 장학금은 고(故) 구평회 LG창업고문(전 E1 명예회장)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특지장학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 딸은 그해 구평회 장학금을 받은 15명 가운데 1·2학기 연속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받았고, 이 장학금 지급 대상 기준은 다음 해인 2015년부터 바뀌었다.

22일 서울대 총동창회의 ‘2014학년도 1·2학기 특지장학금 수여 현황’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은 그해 1·2학기 연달아 구평회 장학금(각 401만원씩 총 802만원)을 받았다. 서울대 총동창회의 장학재단인 관악회는 5000만원 이상 기부한 사람의 이름을 딴 특지장학금 제도를 두고 있다. 기부자는 장학생 선발에 참여할 수 있다. 구평회 장학금은 당해 1학기에 4명, 2학기에 13명이 받았는데, 두 번 연속 받은 이는 조 후보자 딸과 기악과 학부생 한 명 총 두 명 뿐이다.

구평회 장학금을 지원하는 송강재단 홈페이지에는 특지장학생 대상으로 ‘진주고·서울고 졸업생 중 서울대에 입학 또는 재학중인 학생’이라고 명시돼 있다. 구 전 고문의 모교 출신 가운데 성적, 가정형편을 고려해 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기준은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받은 다음 해인 2015년부터 적용됐다.

송강재단 측은 “2014년 특지장학생 선발은 관악회가 했고, 재단이 장학생을 선발한 건 2015년부터였다”고 말했다. 관악회는 자료 보존기간이 지나 당시 선발 기준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조 후보자 딸이 장학금을 받은 2014년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결연장학금’ 항목이 별도로 없어 특지장학금을 받는 학생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이날 조 후보자 딸이 받은 장학금과 관련해 “가정이 어려운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었다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국립대 총장단 초청 오찬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자 딸이 받은 장학금이 어떤 목적이었는지는 동창회에서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이 한영외고 3학년이던 2009년 8월 한국물리학회(KPS) 주관 ‘여고생 물리캠프’에 참가해 받은 장려상도 그 배경이 석연치 않다. KPS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여고생 물리캠프 연도별 시상내역 등을 보면 2005년부터 올해까지 장려상이 수여된 건 2009년이 유일했다. 캠프 본선에 진출한 8개팀 전원이 상을 받은 것도 이 때 뿐이다.

학회 홈페이지에는 “본선 평가에 따라 대상 금상 은상 동상이 시상된다”고 공지돼 있고, 이에 따라 매년 4~5개 팀이 상을 받았다. 조 후보자 딸은 당시 동기생 2명과 함께 ‘나비의 날개에서 발견한 광자결정 구조의 제작 및 측정’이라는 연구 과제를 수행했고, 수상 경력을 고대 입시 자기소개서에 기재했다.

물리학회 관계자는 “여고생 물리캠프 시상은 학회 여성위원회가 주도했다”며 “5년이 지난 자료는 파기하고 있어 2009년 시상 관련 세부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규영 박구인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