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노 만난 강경화 장관 “여전히 마음 무겁다. 소통은 의미”

입력 2019-08-22 17:16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한일중 3국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한일 외교장관이 만났지만 상대의 입장을 확인하는데 그쳤으며 갈등 해결에는 진전이 없었다고 밝혔다.

2박3일 베이징 방문일정을 마친 강 장관은 22일 주중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한 진전은 없었지만, 외교 당국 간 진솔한 소통을 통해 상대방 입장이 왜 그런지 서로 설명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그런 면에서 일본 입장을 좀 더 이해하게 됐고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하지만 양국 현안 해결에 대해서는 여전히 마음이 무겁지만, 대화와 소통의 끈을 이어가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 성과와 관련, “각국이 3국 협력을 정례화하고 내실화하자는 데 합의했다”며 “3국 협력체제가 양국관계 증진과 평화 안정을 위한 소통 창구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한중일 정상회의 준비에 대해서도 성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양국관계에서 상당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시 주석의 방한 시기 등에 대해 “우리로서는 시 주석의 조기방한을 바라지만, 구체적 시점은 아직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강 장관이 이번 방중 기간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공식 회담 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양국 현안을 놓고 의견교환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측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며 “우리로서는 지소미아보다 훨씬 낮은 단계의 신뢰가 요구되는 수출 규제를 한 상황에서 민감한 군사정보 교환 틀을 유지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수출규제와 관련해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조치를 취한 것에 유감을 표명하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사드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고, 기존의 원론적인 입장만 잠시 거론됐다”며 “재중 기업 간담회에서 청취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등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