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 사건’의 당사자가 2심에서도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원심 형량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당초 검찰은 12년을 구형했는데 이번에도 그 절반인 6년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전지환)는 2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위험 운전 치사·치상) 등으로 기소된 박모(27)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과 검사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원심인 징역 6년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박씨는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하다 윤창호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 형량이 무겁거나 가볍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형사 처벌 전력이 없고 사고에 참작할 사유가 있는 점, 종합보험 가입, 모친을 홀로 부양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음주운전으로 돌이킬 수 없는 참담한 사고를 저질렀고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검찰이 양형 기준을 넘은 징역 12년을 구형한 점 등 불리한 정상을 두루 고려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에 대한 양형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경청하되 기존 양형기준의 규범력을 무시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심이 선고한 형량은 위험 운전 치상죄(징역 4년 6개월)와 위험 운전 치사·치상죄(징역 6년 4개월)의 양형 기준 권고 범위 사이에 있고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했다.
윤창호 씨 아버지 윤기원 씨는 “음주운전은 살인”이라며 “검사가 1심보다 늘어난 징역 12년을 구형해 형량이 더 늘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지만, 음주운전을 단죄해달라는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양형기준이 변경돼 안타까운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윤씨 사망 사건은 지난해 9월 일이다. 박 씨는 지난해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승용차를 몰다 윤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1심에서 양형 기준을 넘는 징역 6년(검찰 구형 10년)을 선고받자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