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10명 중 8명은 일반담배도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한다고 해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건 아니라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실태 및 금연시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 연구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연구를 진행한 조홍준 울산대 의대 교수 연구팀은 20~69세 7000명(남자 2300명, 여자 47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흡연하는 담배 종류와 흡연행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여성 흡연율이 낮은 점을 고려해 여성 표본을 남성보다 2배 많이 추출했다.
현재 담배제품을 사용하는 1530명 중 일반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89.2%(1364명)였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37.5%(574명),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는 25.8%(394명)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쓰는 574명을 분석한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만 쓰는 사람은 13.4%(77명)에 불과한데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함께 피우는 사람은 47%(270명)였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액상형 전자담배, 일반담배까지 세 종류 모두 피우는 사람을 포함하면 80.8%(464명)에 달한다.
실제 궐련형 전자담배가 출시된 2017년 6월 이후 담배 사용 행태를 보면 일반담배만 피우는 비율은 2017년 9월 1일 17.2%에서 2018년 3월 1일 15.2%, 2018년 9월 1일 14.8%로 꾸준히 줄어든 것과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담배를 함께 피우는 비율은 같은 기간 3.2%에서 4.1%, 4.4%로 늘었다.
흡연량도 두 종류 모두 사용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일반담배만 피우는 사람은 하루 평균 12.3개비, 궐련형 전자담배만 피우는 사람은 하루 평균 8.7개비를 피우는데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를 함께 피우는 사람은 하루 평균 17.1개비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종류 모두 피우는 사람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장소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35.9%가 승용차라고 답했다. 집 안에서 피우는 사람과 회사 안에서 피우는 사람도 각각 33.3%, 15.8%였다. 조 교수는 “두 가지 이상의 담배 종류를 사용하는 중복사용자는 담배 사용량이 많아 니코틴 의존성이 높고, 일반담배를 피우기 힘든 실내에서도 사용하기 때문에 담배를 끊을 확률이 낮다”고 했다.
한편 전체 조사대상자의 87.4%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전자기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전자기기는 일반공산품으로 분류돼있다. 복지부는 지난 5월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에서 전자기기에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전자기기에도 담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설문조사에서 조사대상자의 대부분이 전자기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므로 이를 조속히 제도화해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