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이영호가 돌아왔다. 한 시즌 휴식 후 돌아온 그는 곧바로 결승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영호는 “마지막 불꽃을 태울 때”라면서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영호(Flash)는 21일 서울 강남구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윤종(Rain)과의 ‘아프리카 스타크래프트 리그(ASL) 시즌8 준결승전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매체 인터뷰에서 이영호는 “한 시즌 쉬고 와서 결승에 올라와 기쁘다. 지금까지 4회 우승이 아무도 없었는데, 제가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 통산 10회 우승을 계속 실패했는데, 이번엔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이영호는 힘 싸움과 전략 모두에서 탁월했다. 그는 “윤종이가 정말 잘하는 프로토스다. 방심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던 대로 하되, 조금씩 플레이를 꼬아서 당황하게끔 유도했는데 잘 먹힌 것 같다”고 복기했다.
이영호는 이날 1세트부터 배를 불리는 전술을 짰다. 그는 “4번째 멀티를 그렇게 먹은 건 즉흥적이었다”면서 “연습 때도 그러진 않았는데, 이 맵에서 확장 기지를 빠르게 가져가면 플레이가 편해진다. 다행히 그렇게 해서 잘 풀렸다”고 돌아봤다.
또한 2세트 전진 팩토리에 대해선 “준비한 전략”이라면서 “잘 먹힐지는 연습 때도 의아했는데, 운이 좋았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영호는 마지막 세트에서 투 배럭 러시를 감행했다. 그는 “가스 채취를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애매한 타이밍에 프로브가 오더라”고 밝혔다. 이어 “드라군을 상대 앞마당에서 잡은 게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승전에서 장윤철을 만나 기쁘다는 이영호는 “재밌을 것 같다. 기대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장윤철이 방송경기에서 굉장히 잘한다. 정말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 같다”면서 노력을 다짐했다.
이영호는 장윤철에 대한 경계를 이어갔다. 그는 “장윤철이 테란전을 굉장히 잘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시즌 맵이 장윤철 플레이에 최적화되어있다”면서 “오늘처럼 쉽게 이기진 못할 것 같다. 윤철이가 어떻게 할지를 잘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부터 결승전이 7전 4선승제가 됐다. 이영호는 대회 7전제는 처음이라면서 오른쪽 팔에 대한 걱정을 했다. 그는 “최대한 관리를 잘해야 될 것 같다. 그날 모든 것을 쏟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오른쪽 손목과 수술 부위가 악화되기 시작한 이영호는 “연습을 하루 종일 하기 때문에 잠깐 했다가 쉬었다가 다시 하는 노하우가 있다”면서 “여전히 아프지만 대회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참으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른팔 상태를 자세히 물었다. 이영호는 “오른쪽 손목과 수술했던 어깨 부분이 다 아프다. 이번 대회가 끝나면 다시 검사를 받아야 될 것 같다”면서 “하지만 수술을 하고 싶진 않다. 한 시즌을 쉬든지 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호는 이번 준결승전을 도와준 선수들에 대한 감사 인사와 각오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송병구, 이경민, 도재욱, 변현제가 도와줬다. 너무 고맙다. 다양한 스타일을 겪어볼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불꽃을 태워야 될 때인 것 같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