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있는 전북 전주에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수탁은행이 잇따라 둥지를 틀고 있다. 외국은행이 지방에 사무소를 내는 것은 국내 처음이어서 전북혁신도시의 금융생태계 강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글로벌 수탁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이 21일 전주 서신동에서 전주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SSBT는 이날 한국교직원공제회 전북회관에 사무실을 열고 해외투자 자산관리 업무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글로벌 투자지원 환경을 구축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안 마틴 SSBT 아시아태평양 대표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송하진 전북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SSBT는 전주사무소 개소로 한국 내 입지를 강화하고 근접성을 확보해 국민연금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전주사무소에는 10여명의 직원이 근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안 마틴 대표는 “전주사무소 개소를 통해 현재 서울에서 하고 있는 자산관리 서비스와 글로벌시장팀의 역량을 확장함으로써 한국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전주는 한국의 주요 금융 중심지로서의 여건을 갖춰가고 있는 도시로, 스테이트스트리트가 전주시의 지속적인 성장에 동참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주 이사장은 “국민연금 해외 수탁은행의 전주사무소 개소를 통해 공단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받고 고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받게 됐다”면서 “이번 전주사무소 개소가 국민연금의 글로벌 금융투자 선진화와 전주의 금융 인프라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SBT는 세계 100개 국가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 관리, 투자운용, 리서치 및 트레이딩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2위의 수탁은행이다. 3월말 기준 수탁서비스 규모가 32조 6000억 달러, 운용자산 규모가 2조 8050억 달러에 이른다.
현재 국민연금 해외주식·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보관·관리 업무와 함께 국민연금이 올해부터 처음 시행한 해외투자자산 미들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더불어 뉴욕멜론은행이 다음 달 5일 전북혁신도시내 한 건물에 전주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1784년 설립된 뉴욕멜론은행은 수탁 규모만 34조 5000억 달러(3경 8870조여 원)에 이르는 세계 1위 수탁은행이다. 찰스 샤프 회장과 데이비드 크룩생크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가 지난 1월 국민연금공단을 직접 방문해 전주사무소 개설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외국은행들이 서울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방에 사무소를 낸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세계 최대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연이어 전주에 사무실을 내면서 국민연금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주가 연기금 중심 국제금융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전북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제3 금융중심지 조성을 염원하는 전북도민들의 입장에서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뉴욕멜론은행 또한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하니 금융중심지 조성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올해 701조 2000억원 가량으로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