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조성욱 서울대 교수(경영학)가 “대기업집단의 불투명한 행태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21일 기자들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대기업집단에서 불합리하고 불투명한 행태 등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대기업집단의 어떤 행태가 불합리하고 불투명한지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는 “재벌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위원장으로 취임하면 공정위의 여러 법 집행이 어느 하나라도 소홀해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정위는 그 동안 재벌 개혁, 갑을관계 개선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담합, 독과점 남용 등 경쟁질서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한 감시도 꾸준하게 추진해왔다”고 평가했다. 담합이나 하도급 문제도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얘기다.
조 후보자는 “혁신 의욕을 저해하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함께 경쟁과 혁신을 북돋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디지털 경제의 발전, 플랫폼 기업의 성장 등 새로운 경제 흐름에 따라 시장 경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경쟁 당국의 역할이 긴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 후보자는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한 문제에는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 이미 정부 차원의 입장이 정리돼 국회에 제출됐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충실히 논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나 검찰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긴밀히 협력하면서 여러 방안을 강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평생 무주택자로 10여년 이상 서울 관악구 봉천동 20평대 아파트에 살아온 조 후보자는 지난달 청량리 신축 아파트의 50평대 펜트하우스를 20억3000만원에 분양받았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65층 펜트하우스(172.6㎡) 청약에서 1순위로 당첨됐다.
조 후보자의 청약 가점은 54점으로 고득점권이었다. 조 후보자는 독신으로 부양가족 항목에서 최저점인 5점을 받았음에도 무주택과 통장 보유 기간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고득점을 받았다. 그는 2005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서울대 근처인 관악구 한 아파트(84.9㎡)에 전월세 계약을 연장하며 계속 거주했다.
그는 공정위를 통해 “이번에 모친을 모시고 살기 위해 큰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아파트 분양대금을 본인이 보유한 현금으로 충당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신고한 현금 자산은 20억4633만원이다. 20여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고려대, 서울대를 거치며 받은 봉급과 부대수입 등을 꾸준히 모은 것으로 보인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